北, 현대 대북사업 재검토 배경과 전망

현대그룹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북사업 전반의 계약 당사자인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사업 전반의 재검토 입장을 밝혀 그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퇴출사태가 불거진 뒤 고심 끝에 나온 북한의 공식담화는 이번 사태의 근본 책임을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아산측이 보인 신의없는 태도에서 찾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이 성사되자마자 그동안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에 헌신해온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퇴출시킨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북한은 담화에서 ’정주영=정몽헌=김윤규’라는 등식을 통해 이번 김윤규 퇴출 사태에서 느끼는 현대그룹에 대한 배신감을 표현했다.

사실 김윤규 전 부회장은 그동안 북한과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북설득을 통해 작년말까지 지불하기로 합의했던 관광대가 중 미지불금 약 5억달러의 지급 유예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태평화위도 담화에서 “현대측의 관광대가 미지불금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에도 우리는 돈보다 먼저 신의를 중시하고 금강산 관광사업을 중단없이 계속하도록 모든 성의를 다하였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북한은 김윤규 퇴출사태를 현정은 회장의 그룹 장악 과정으로 해석, 정주영.정몽헌 회장과 약속으로 시작된 대북사업의 지속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고 남북협력기금 유용설 등을 거론해 김윤규 전 부회장을 퇴출시킴으로써 경협사업의 이미지를 훼손시킨 점도 지적했다.

이처럼 현대가 신의를 저버린 만큼 대북사업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북측의 판단이다.

또 북한은 담화에서 김윤규 부회장의 비리와 북한 연루설을 제기한 한나라당의 태도 등을 거론하면서 이번 사태가 정치적 음모가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현대의 상층과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의 근친관계까지 거론하면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과 미국의 관계를 거론하면서 남북관계 속도조절을 주장하는 미국의 입김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북한의 이 같은 본질적인 문제제기로 미뤄 당분간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7대 협력사업 합의서’ 등을 거론하면서 대북사업 독점권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측에서 미지불 관광대가와 상계를 주장할 경우 현대측으로서도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아.태평화위는 “현대 상층부가 옳은 길에 들어선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금강산관광의 넓은 길을 열어주는 아량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일단 그동안 진행돼온 금강산 관광사업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성관광이나 백두산관광사업 등에 대해서는 “현대와는 이 사업을 도저히 할 수 없게 됐으며 부득불 다른 대상과 관광협의를 추진해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분명히 해 당분간 현대그룹의 대북관광사업 참여는 어렵게 됐다.

그러나 북한이 담화에서 “현대 상층부에 기생하려는 야심가들을 버리고 옳은 길에 들어설 것”을 강조함으로써 현 회장이 이번 사태를 주도한 측근들의 정리를 요구, 사업재개의 여지를 남긴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도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을 계속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하는데 북한의 입장에서는 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단 북측이 요구한 조치들이 있는 만큼 완전히 현대와의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