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혁명1,2세의 전통 계승” 강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우리 혁명정세는 의연히 복잡하고 첨예하다”며 “혁명의 1세들이 개척하고 2세들이 굳건히 고수해온 주체혁명 위업의 성패는 3,4세의 준비 정도와 역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백두의 혁명전통은 새세기 진군의 보검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혁명의 명맥이 끊기우느냐 마느냐 하는 시련의 극한점에서 혁명전통에 관한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나선다”며 ‘혁명전통의 계승’을 역설했다.

“사회주의를 위한 오랜 혁명투쟁사에는 우여곡절도 많았고 쓰라린 실패와 좌절도 있었다”고 말한 신문은 “앞으로 우리 혁명 앞에는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엄혹한 시련이 닥쳐올 수도 있다”거나 “그 어떤 천지풍파가 닥쳐온다 해도” 등의 말을 하면서 “김정일 동지의 영도”와 “백두의 혁명전통”으로 ‘혁명위업’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혁명의 1세들을 몰라보고 그들의 공적을 무시하려는 사람들” ▲”환경의 변화와 시대의 추세를 운운하며 혁명 선배들이 목숨바쳐 개척한 투쟁의 길에서 탈선하려는 사람들”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선배들의 업적에 먹칠을 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을 혁명가 자격이 없는 배신자와 별절자들이라고 배척함으로써 현재 북한의 주축을 이루는 3,4세대의 의식상태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 논설은 일제시대 항일투쟁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개인보다 이념과 체제를 중시하던 혁명 1,2세대와 달리 90년대 중반 최악의 식량난을 거치면서 `북한의 살길은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이라는 가치관을 갖기 시작한 3,4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북한 내부에서도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김정일 체제 이후의 북한 미래에 관한 전망과 논의가 무성해지고 있어 이런 논설이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2006년 노동신문은 1,2세는 혁명을 개척해온 세대로 고 김일성 주석이 대표세대라면, 3,4세는 “광복 후와 6.25전쟁 시기 그리고 전후에 태어났거나 책보를 끼고 다니던 세대”라며 김정일 위원장이 이들 세대를 대표한다고 주장했었다.

이날 노동신문은 “혁명의 계승은 사상의 계승, 원칙의 계승”이라며 “변화된 환경에 맞게 구체적인 전술과 정책들은 변할 수 있어도 혁명의 근본바탕에 놓여있는 사상과 원칙들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 앞으로도 기존 사상과 노선에서의 이탈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문은 또 “수령을 최고 대표자로 하는 혁명선배를 대하는 도덕적 입장”이 “혁명의 명맥을 지켜내는가 못하는가 하는 시금석”이라며 “의리가 있고 도덕에 밝은 인민은 혁명선배들이 이룩한 업적을 존대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1,2세대의 혁명전통을 계승하는 문제는 “단순히 이념상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의리 문제에 귀결된다”는 것으로, 인간적 도리 측면에서 설득하려 했다. 이는 또 ‘혁명선배’들에 대한 청산이나 격하는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아울러 신문은 “혁명의 배신자, 반혁명분자들이 머리를 쳐들고 악랄하게 책동할 때마다 혁명전통 옹호고수의 기치를 남먼저 치켜든 대오도 우리 군대였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를 계승할 것도 역설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혁명과 이념을 중시하는 1,2세대와 달리 3,4세대는 실용과 경제를 중시하고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하는 세대여서 북한 당국은 이들에 대한 교양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한편으로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현실에서 소외당하는 1,2세대의 위기 의식을 불식시키고 달래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