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2일은 만경대혁명학원 창립 70돌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때문에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축하했는가하면 4·25문화회관에서 70돌 기념보고대회를 열 정도로 국가적인 큰 행사로 요란하게 치러졌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을 노골적으로 “김일성, 김정일혁명학원” “핵심골간들을 키워내는 믿음직한 원종장”이라 표현하면서, 김정은 일가를 위해 목숨마저 초개와 같이 바치는 열혈 충신으로 키우는 최고의 교육기관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은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했다 희생당한 혁명열사유자녀들을 위해 창립한다는 좋은 취지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60년대 중반 이후 김일성 가문에게만 철저히 복무하는 하수인을 길러내기 위한 최악의 교육기관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북한의 최고위급 간부들 중 대부분이 만경대혁명학원 출신입니다. 출세의 첫걸음이 남자는 만경대혁명학원, 여성은 강반석혁명학원 입학인 셈입니다.
당연히 간부들은 자식을 이 학원에 들여보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합니다. 항일투사 증손자라 할지라도 ‘가문별 1명 선발 원칙’ 규정을 따라야해서, 김정은의 ‘특별비준’을 받기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반주민들은 만경대혁명학원 입학을 꿈도 못 꿉니다. 불타는 집에 들어가 혹은 홍수에 집이 떠내려가는 속에서 “수령의 초상화”를 구하다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충성분자로 일반화시키기 위해 김정은의 배려로 보내거나, 또 “김정은 접견자” 행운을 얻은 일반주민 자녀를 입학시킨 사례가 극히 드물게 있긴 합니다.
이 역시 김정은에게 충성하다 만약 죽게 된다 해도 자식은 만경대, 혹은 강반석혁명학원에서 오히려 훌륭하게 키워 준다는, 한 마디로 김정은을 위해 목숨을 서슴없이 바치라는 기만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원아들에게 대해 같은 은정을 베풀어주고 세상에 부럼 없는 원아들의 요람, 혁명가유자녀교육의 전당으로 꾸려준다”고 한들, 부모의 사랑 속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것에 견줄 수 있겠습니까.
1947년에는 부모를 잃은 항일유자녀들을 위해 만경대혁명학원이 필요했다 해도 오늘날에 와서까지 굳이 “혁명학원”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한테만 충성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기관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반 초등학원, 중등학원에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잘 먹이고 잘 입히고 훌륭한 교육을 줘서 혁명의 핵심골간, 인민군대의 후비간부들을 키워내 봤자, 결국 김정은 독재체제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이제 더는 안 됩니다. 대담하게 혁명학원을 없애야 북한이 바로 서는 사회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만경대혁명학원 창립 70돌을 맞으며 북한주민들이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