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확산 논란, 테러지원국 해제 족쇄되나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됐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문제가 예기치 못한 핵확산 논란에 휩싸여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영변핵시설 폐쇄와 2단계 핵폐기 약속 등에 고무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키로 방침을 정하고 내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금처럼 북한이 핵폐기 약속이행에 성의를 보여준다면 오는 19일부터 시작될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핵 신고와 불능화 단계의 로드맵을 도출하고, 아울러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도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관측도 적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해빙기류에 제동이 걸렸다. 북한의 대 시리아 핵물질 판매설이 터져나와 순항이 점쳐졌던 테러지원국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튈 지 예단키 힘든 상황이 됐다. 당장 내주로 예정된 북핵 6자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美 강경파 ‘음모론’ 진실일까 = 이스라엘의 대 시리아 공습으로 촉발된 북한과 시리아간 핵 커넥션 의혹 제기는 미 강경파 일각의 음모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음모론은 이라크전 수렁에 빠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임기말 외교적 성과내기에 급급,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란과 시리아, 레바논 등과 상대해야 할 이스라엘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차단키 위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닌게 아니라 북한과 시리아는 이란, 쿠바, 수단과 함께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질 경우 시리아와 이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이 시리아에 핵물질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 북한과 시리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꽁꽁 묶어둠으로써 이스라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강경기조를 유지해 갈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의도적으로 ‘북-시리아’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는 시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스라엘 언론들과 미 보수언론들은 연일 북한의 핵확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하레츠 지는 지난 2003년 북핵위기가 고조됐을 때 북한 관리가 핵기술을 다른 나라에 이전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이란처럼 북한도 가스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을 했을 개연성을 제기했다.

미국의 보수 언론도 “북한이 농축우라늄 핵시설을 외국에 은닉,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판단해 왔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와함께 북한이 시리아를 비롯, 여타 중동 국가들에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판매해온 사실을 중시, 시리아에 핵기술을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고, 강경매파인 존 볼턴 전 유엔대사도 여기에 손을 들었다.

그러나 과거 북한과 리비아, 이란에 핵기술을 제공했던 파키스탄 핵폭탄의 아버지 A.Q.칸 박사가 지난 1990년대 다수 중동 국가들을 방문, 핵기술 판매를 제안했을 때 시리아가 이를 거절했던 사실과 시리아가 자금난으로 신형 원자로도 구입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북한과 연결된 시리아의 핵개발 의혹은 그야말로 억측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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