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폐기 대가 요구..쟁점되나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폐기를 전제로 한 동결의사를 밝히면서 대체에너지의 공급과 경수로 건설을 요구함에 따라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미국이 제안한 ‘조기이행조치'(Early Harvest)중 5㎿급 원자로 가동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수용 입장을 피력하면서 “가동중지는 폐기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일단 이같은 언급은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동결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를 단순히 핵시설의 가동중단이 아니라 5㎿ 원자로 뿐 아니라 핵연료봉 공장, 방사화학실험실, 건설중인 50㎿ 및 200㎿ 원자로 등 시설의 폐쇄를 목표점으로 삼은 것에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나선 셈이다.

따라서 오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에서는 미국이 제안한 조기이행조치를 중심으로 핵폐기를 향한 첫 조치의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조선신보가 밝힌 핵폐기를 위한 환경의 조성.

조선신보는 “조선은 현존 핵계획 포기에 들어가자면 경수로 제공과 그것이 완공될 때까지의 대체에너지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일관하게 주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5㎿급 영변 원자로의 동결 대가로 중유 등 대체에너지의 공급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4일 “(북한과) 중유 제공에 협의한 것이 없다”면서도 “9.19공동성명에 에너지 및 경제지원 관련 조문이 있다”고 말해 중유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따라서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은 미국의 조기이행조치를 수용하고, 미국은 북한에게 중유공급이라는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선에서 합의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핵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에 경제적 대가를 받고, 미국은 폐기를 전제로 한 북한의 자발적 핵 프로그램 신고를 통해 1994년 체결된 북미 제네바합의를 뛰어넘음으로써 상호간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는 제네바 합의에는 없었던 것으로 결국은 핵폐기를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1994년 합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어지는 6자회담과 워킹그룹 회의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경수로 제공문제.

제네바 합의의 이행과정에서 보여준 것처럼 북한은 경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핵 폐기국면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미국은 핵실험을 실행한 국가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핵폐기의 시점과 경수로 제공의 시점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05년 남한에서 제의한 200만㎾의 대북송전을 골자로 하는 ‘중대제안’이 북미간의 대립점을 이루고 있는 시점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일단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의 조기이행조치를 축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에 넘어야 할 고개는 경수로 제공문제가 될 것”이라며 “경수로를 지을 권리, 경수로의 제공시기, 200만㎾ 송전사업의 현실적 전환 등 지혜로운 타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열린 6자회담에 이어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분리하고 현재 시점에서는 핵프로그램의 동결과 폐기 문제를 논의하되 핵무기의 폐기는 북미간 신뢰가 구축되고 난 이후로 미룬 점도 향후 회담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틀이라는 점에서 핵무기를 놓아둔 채 핵프로그램만 폐기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핵무기 문제는 앞으로의 회담을 통해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가동될 워킹그룹을 통해 핵폐기와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협정문제 등의 시간표가 마련되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