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위기 속 군사외교 강화

북한이 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첨예하게 대치한 가운데 쿠바와 앙골라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군사외교를 강화해 나가는 추세다.

이같은 북한의 움직임은 핵위기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시점에서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과 군사유대를 강화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쿠바.

레오나르도 안도요 발데스 중장을 단장으로 한 쿠바 혁명무력 대표단이 지난달 3일부터 12일간 방북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조명록 차수와 총참모장인 김영춘 차수, 리명수 대장 등 군 최고위급 인사들과 교류했다.

또 만경대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찾은 것을 비롯 대동강변에 정박된 미군 정보함 푸에블로호, 평양 지하철도, 주체사상탑,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등을 둘러보았다.

쿠바 혁명무력 대표단은 방북과정에서 반미(反美) 성향이 강한 두 나라끼리 유대를 강화함은 물론 미사일 또는 핵무기 개발기술 이전과 관련한 논의까지 오고 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때 군사적 원조를 포함한 온갖 형태의 지원을 다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최근 보도한 것은 당시 북한이 친선 차원을 넘어 실질적 군사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쿠바에 이은 앙골라 군사대표단의 방북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아고스띠뉴 페르난데스 네름바 총참모장(대장)이 이끄는 앙골라 군사대표단이 지난달 31일 북한을 방문했다.

앙골라 군사대표단은 박승원 상장을 비롯한 북한군 고위 관계자들이 공항 영접에 나서는 등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김영춘 총참모장(차수)을 만나 양국 관심사에 관해 논의했다.

이에 앞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3월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 앙골라를 방문, 주제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 대통령을 예방했다.

북한은 과거 국제주의적 연대라는 명분으로 앙골라, 모잠비크, 짐바브웨, 나미 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와 중동 국가에 군사훈련을 지도할 군사고문단을 파견하거나 군사원조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제3세계와의 군사교류를 추진하는 데 대해 ‘별 것 없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주도로 출범한 지 2년을 맞아 공고한 체제를 구축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이 북한으로 가는 길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이상 먼거리의 쿠바ㆍ앙골라 등과의 무기거래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이들 국가들이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 주는 지원효과를 노리거나, 반미투쟁에서 국제적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선전용’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전문가는 “북한이 제3세계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무기거래와 정보교환 등은 부차적인 목표일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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