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위협에도 꿈쩍않는 美

북한이 핵실험 위협을 하는 등 연일 도발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미국은 차분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런 기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열린 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돼지 인플루엔자(SI)와 경제위기 등 시급한 현안들이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날 북한이 핵실험을 경고하고 나섰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외교현안과 관련해서는 이라크와 파키스탄 문제가 질의응답을 통해 다뤄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략적 무시전략’을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29일 `더 이상의 뇌물은 안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얻기 위한 북한의 움직임이 계속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원칙에 입각한 차분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30일 “실제 미국 내부에 북한의 전략에 휘말리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회견에서 북한이 언급되지 않았다고 해서 미국이 이번 사안을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다”면서 “취임 100일 회견이다보니 민생현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미국도 중요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이라크나 파키스탄 등은 미국이 직접 나서서 진두지휘해야 하지만 북한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플레이어들도 있다는 점에서 다소 성격이 다르다”고 회견에서 북한이 언급되지 않은 이유를 분석했다.

미국이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백악관과 국무부의 반응에서 확인된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29일 북한의 핵실험 위협 발표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의무를 준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국무부도 “핵실험 위협 등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며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로켓발사 이후 뚜렷한 움직임이 없던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내주 한국 등 6자회담 참가국을 순방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리스트를 확정하는 등 북한 로켓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일단락되면서 국면을 대화로 돌려놓기 위한 관련국간 협의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도 방문하고 북한의 도발행동을 제어하고 6자회담에 복귀시킬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순방을 계기로 대화의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은 낮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이미 방향을 정해놓고 움직이고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어서 이를 제어할 마땅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 방문기간에 전격 방북할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북한을 설득할 마땅한 `카드’가 없는 미국도 미국이지만 연일 위기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이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선뜻 받아들일 것으로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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