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용납 안돼…美 태도도 문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종 전 5월 작성한 일기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해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태도에도 잘못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공개된 김 전 대통령의 일기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부분에 따르면,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 당시 “참으로 개탄스럽다. (핵실험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라고 분개하면서도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도 아쉽다. 북의 기대와 달리 대북정책 발표를 질질 끌었다”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 주력하고 이란, 시리아, 러시아, 쿠바까지 관계개선 의사를 표시하면서 북한만 제외시켰다”며 “이러한 미숙함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관심을 끌게 하기 위해서 핵실험을 강행하게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에 반발해 6자회담 불참과 핵개발 재추진 등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일이다. (북한은) 6자회담을 복구하되 그 사이에 미국과 1대 1 결판으로 실질적인 합의를 보지 않겠는가 싶다”고 기술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는 “그간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며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썼다.

이어 “고 노 대통령 영결식에 아내와 같이 참석했다.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현실에 대한 실망, 분노, 슬픔이 노 대통령의 그것과 겹친 것 같다.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17일 ‘김대중 평화센터’에 실린 미발표된 연설문에서도 김 전 대통령은 “오바마 정권은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언급하지 않고 차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오바마 정부의 태도에 실망하고 위협을 느낀 북한은 극단적인 반발자세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문제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상황이 사태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만, 여하튼 북한으로서는 지금 절박한 입장에 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서 안심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든지, 그것이 불가능하면 사생결단의 자세로 생존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