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과정서 보여준 기상청의 아마추어

“기상청 체육대회에는 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


기상청의 보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을 풍자한 속설이다. 지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기상청이 보인 모습이 이 속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핵실험 직후 기상청은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5.1’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지진 강도는 ‘4.9’로 수정됐다.


우리 국방부도 당초 “핵실험의 위력은 약 10kt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내 다시 “규모는 6~7kt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핵실험 위력 추정치의 변화는 기상청의 발표가 진도 ‘5.1’에서 ‘4.9’로 수정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0.2’ 정도의 진도 차로 폭발력은 2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다고 설명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라며 먼저 속보로 추정치를 발표한 뒤 수정,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신속성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단순한 촌극으로 지나가기에는 당면한 안보 현실이 너무 엄중하다. 기상청과 국방부의 수정발표는 최근 폭발 규모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신뢰 문제로까지 비약하고 있다.


독일정부 산하 연방지질자원연구소(BER)가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해 진도규모는 5.2, 폭발력은 40kt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일각에서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6~7kt은 정치적인 면을 고려한 축소 발표일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오후 북한 내부 소식통은 데일리NK에 핵실험 당시 상황에 대해 “아파트가 흔들려 주민이 공포에 떨고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며 관련 소식을 전해왔다. 


기상청은 이러한 정보의 개연성에 대해 묻자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공지진으로는 수평운동을 하는 P파밖에 발생할 수 없는데 이는 감지가 힘들다는 황당한 설명이 덧붙여졌다.   


그러나 다른 지진 전문가들은 이와 정반대로 인공지진 P파는 사람이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성질을 가졌다고 말했다. 유용구 기상청 지진감시과 사무관도 “인공지진이나 자연지진이나 느낌은 똑같다”며 “규모가 4.9라면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다른 설명을 내놨다.


기상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미션(목표)을 ‘신속하고 정확하며 가치 있는 기상서비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이를 수행할만한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핵실험 같은 위기상황에 필요한 대응 메뉴얼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 예측 실패에 쏟아지는 질타가 과도한 측면도 있지만, 그런 질타에 관성이 생겨서도 물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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