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감행할까…전망 팽팽히 맞서

지난주 함북 길주에서의 지하 핵실험 준비설이 첫 보도된 이후 핵실험 의혹시설 주변에서의 차량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긴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일단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선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판을 크게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미사일과 핵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로 북한이 핵실험을 섣불리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판 흔들기 위해 핵실험 할 것” = 핵실험 실시에 무게를 두는 쪽은 미사일 발사 이후 달라지지 않은 주변 정세, 오히려 북한으로서는 더 악화된 현 정세를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는 이유로 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물론 중국의 만류까지 뿌리치고 강행한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꿈쩍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크게 판을 한번 흔들어 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南成旭) 교수는 “미국의 양보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자칫 자신들이 망각의 존재가 될 수 있어 현재의 고립 구도나 동북아 정세를 깨기 위해 금년 하반기 안에 핵실험을 실시하고 싶은 욕망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 교수는 “완전한 단계의 핵실험보다는 단순 핵분열 반응 실험 등 초기 단계의 부분적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합리적이지 못한 북한의 최근 잇단 선택도 핵실험 감행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나 열차시험운행 취소 등에서 보여준 군부의 입김 강화로 북한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보다 ’아닌’ 선택을 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핵실험 카드를 선택했을 경우 받을 대가를 감안하더라도 결국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완전 핵보유국을 대내외에 천명함으로써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을 자주 드나들고 있는 대북 소식통도 최근 북한 내부 분위기에 대해 “핵실험 실시는 거의 기정사실로 보는 것 같다”면서 “북한은 핵실험은 하고, 동시에 남북관계는 전면 재개하겠다는 어떻게 보면 우리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인지 정부 내부에서도 최근 들어 “시기는 모르겠지만 핵실험은 분명히 할 것으로 본다”는 관측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시점은 9∼10월이 1차 고비가 될 수 있다.

북한 정권 창건 기념일인 소위 9.9절이나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월10일을 전후한 때를 시점으로 맞출 수 있다.

9월의 경우 한미정상회담(14일)도 예정돼 있어 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계산이면 이 점도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혈맹인 중국과의 조율 등을 감안해 볼 때 9월은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많아 10월 주목설도 부상하고 있다.

◇“스스로 정권생존을 단축하지 않을 것” = 반면 득실을 따져 봤을 때 북한이 큰 이익이 없는 핵실험을 끝내 감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런 예측은 북한의 합리적 판단을 기저에 깔고 있다.

미사일과는 달리 핵실험의 경우 북한에 닥칠 후폭풍이 예측불허로 김정일 정권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협상용이나 판을 흔들기 위해 북한이 정권을 담보로 하는 모험을 섣불리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금까지 자신들 주장대로 체제유지의 수단이었던 북한의 핵보유가 핵실험을 하는 순간 체제보존을 단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高有煥)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본 뒤 북이 핵실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논리가 있지만 미사일과 핵은 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핵실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정권의 생존을 걸 마지막 카드를 지금 써서 그것이 정권 생존에 유리할 것인지, 그렇게 해서라도 판을 흔들어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면서 “중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고하고 제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극단적으로 핵을 껴안고 죽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북한실장도 “핵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한 상태에서 핵실험을 통해 완전한 핵보유를 인정받는다는 것보다 직면할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감내해야 할 것을 고려해 볼 때 실제 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이 용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대북제재를 선도할 수도 있다”면서 “결국 핵실험시 북한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벼랑 끝을 좋아하는 북한도 벼랑에서 떨어지기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다만 핵실험 가능성을 낮춰보는 쪽에서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최대한 제스처를 취하거나 긴장을 높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백 실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처럼 준비하는 등 극단적인 물리적 움직임을 보이면서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이를 즐길 가능성은 있다”면서 “지금 나오는 핵실험 준비 보도 자체도 북한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