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시설 불능화’ 수용시 에너지량 늘려준다”

한국과 미국 등은 북한이 취할 ‘초기이행조치’와 관련, ‘폐쇄.봉인’보다 높은 단계인 ‘핵시설 불능화(disabling)’까지 취할 경우 북한에 제공할 에너지량을 늘려주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또 북한은 당초 1994년 제네바 합의가 이행됐을 경우 현재 가동되고 있을 경수로 2기(200만㎾)와 영변 5㎿ 원자로 등 관련 핵시설의 ‘폐기’ 대가로 225만5천㎾에 달하는 에너지원을 요구했으나 협상과정에서 요구량을 크게 축소하는데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과 나머지 5개국간 에너지 지원량을 둘러싼 협상은 사실상 중유로 표현할 때 50만t(5개국)과 100만t 내외(북한)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은 핵 불능화 조치를 북한이 받아들일 경우 폐쇄에 따른 보상조치(중유 50만t) 외에 상당량의 에너지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하며 북한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불능화 조치는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된 핵 관련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주요 핵관련 시설의 목록을 자진제공하며 ▲핵 물질 안전 관리 논의를 허용하고, 연료봉의 감시를 허용하는 등 관측 가능한 작동 불능을 골자로 하고 있어 핵시설에 대한 북한측 인사의 진입을 금지하는 `폐쇄'(shut down)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현지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등은 작동중단이나 동결, 그리고 폐쇄.봉인은 물론 신고와 사찰, 그리고 불능화와 궁극적으로 해체 등 전체 핵폐기의 단계별 이행순서를 나열한 뒤 북한이 ‘초기이행조치’로 선택하는 수준에 따라 상응조치로 주어질 에너지 양을 차등화하고 있다.

당초 중유로 환산했을 때 최대 300만-400만t 등 일관되지 않은 주장을 했던 북한도 협상이 진행되면서 ‘각단계 조치에 따른 대가’를 먼저 제시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장국 중국은 북한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머지 국가간 협상 경과를 확인한 뒤 12일 중으로 합의문서 수정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만일 수정안을 제시한다면 대북 에너지 지원량을 구체적인 수치로 명시하고 5개국간 부담원칙과 이행기간(60일) 등을 담게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선택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만일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이번 회담은 막판 협의를 거쳐 하루이틀 뒤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북한이 중국측 안을 거부할 경우 사실상 결렬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대표단은 물론 러시아 대표단 일부도 13일 중으로 베이징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협상 추이가 주목된다.

소식통은 “협상을 오늘중 정리하자는 의견이 나온 만큼 의장국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쟁점에 대한 조율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협상이 중대고비에 접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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