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시설 복구 6월부터 계획…김정일 건강과 상관 없어”

▲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마이클 그린 연구원 초청 간담회 ⓒ데일리NK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재처리시설을 재가동할 경우 “미국에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핵무기 한 개를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25일 전망했다.

존 매케인 미 공화당 대선후보의 아시아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 그린 연구원은 국회 ‘아시아문화경제포럼’(대표의원 박진)이 이날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란 주제로 주최한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린 연구원의 발언은 북한이 조만간 영변 재처리시설 재가동에 돌입해 현재 수조에 보관 중인 4천700개의 사용후 연료봉을 재처리시설에 넣고 농축을 시도할 것이라는 것. 이렇게 되면 북한은 핵탄두를 1개 이상 제조할 수 있는 6~8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그린 연구원은 또한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6자회담은 큰 진전을 거둘 수 없을 것이고, 오히려 후퇴할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을 잘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사태는 김정일이 아프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며 “북한은 이미 6월부터 이를 계획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6자회담 당사국들이 검증을 요구하는 등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황을 6월 이전으로 돌리기 위해 계획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 연구원은 매케인 후보의 경우 “6자회담을 지지한다고 말을 하긴 했지만, 우리가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본다”며 “지금까지의 진전은 우리가 요구를 낮췄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문제의 진전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발동된 유엔 결의안 1718호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에 대해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나 시리아 핵이전 문제, 인권문제 등에 관한 요구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매케인 후보는 대화와 당근 정책으로는 북한의 전략적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압력이 있어야 북한이 움직인다는 생각 아래 한·미·일 삼각 동맹의 강화나 안보리의 역할을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오바마 후보의 경우 “대통령 후보 경선 때 8차례나 북한과 무조건적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말을 듣지 않는 상황에서 입장이 점점 후퇴하고 있다”며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후보의 입장 쪽으로 점점 더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 후보는 북한의 핵 검증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는 등 광범위하게나마 북한에 대해 동일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새 대통령이 누가 되든 대북정책에 지속성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린 연구원은 미 새 행정부의 대 아시아 정책에 대해 “미국은 현재 아시아 국가들과 우호적인 동맹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계속 중동 지역으로 돌리고 있다”며 “차기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지역적 차원이 아닌 국제적인 관점에서 역동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강한 동맹관계를 맺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