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시료채취 거부 오바마와 협상하겠다는 것”

북한이 최근 핵시료 채취를 거부한 것은 부시 행정부와 협상을 그만 하고 미국의 차기 정권인 오바마 정부와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하겠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게이 세이모어 미 외교협회(CFR)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CFR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북핵 문제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핵시료 채취를 거부한 것은 부시와 협상을 현재 상태에서 중단하고 오바마와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유세과정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몇 개월 뒤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만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은 오바마 정권이 에너지 지원 문제 등에서 훨씬 관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한의 목표는 협상을 할 수만 있으면 길게 끌고 가고 그렇게 해서 상대방을 좌절시켜 핵무기 포기 요구를 단념하도록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 대가를 얻어내는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대북 협상은 더디고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플루토늄 보유량과 관련, 결국은 핵검증을 허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한이 39-40㎏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 검증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검증 과정에서 북한의 관심은 대가를 얻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영변 핵시설을 포함해 나머지 핵시설에 대한 시료채취나 접근을 허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적으로 볼 때 플루토늄과 관련된 검증보다 핵농축과 핵기술 이전 문제가 훨씬 더 어렵고 차기정부에도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핵 문제가 오바마 정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가지 정책과제 가운데 하위권에 속할 것”이라면서 “우선순위로 보면, 국제경제 침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이란, 팔레스타인 문제 다음인 6-7번째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는 어느 정도 통제가 이뤄지지 있는 문제로 보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그보다는 통제되지 않는 현안들을 우선적으로 대처하려고 할 것이라고 세이모어 부회장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초 미국과 핵신고서의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 10.3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전제로 서면으로 합의한 검증방법에 시료채취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료채취를 거부한다는 대변인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