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확실해졌다. 북한이 2016년 4차 핵실험과 5차 핵실험을 연이어 강행할 때, 핵과 미사일 실험의 목적은 핵보유 그 자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어쩌면 2006년 1차 핵실험 때 이미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북한은 핵보유를 앞당기기 위해 올해도 6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늘리는 시험 발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29일새벽 3시 17분. 북한은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쪽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또 다시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만 열 여섯번째다.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 4천500km, 사거리 960km를 비행해 일본측 배타적경제수역 안에 떨어졌다. 북한 당국은 성명을 내고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보유를 막기 위해 북한에 대한 강도높은 경제제재를 10년 넘게 지속해왔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제재의 강도를 높여왔지만, 북한은 멈춤없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진행해왔고, 그 결과 미국 전역에 핵을 실어나를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할 수 있는 기술 개발만 남았다. 전문가들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와 국제사회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얼마전 태영호 전 공사가 미국을 방문했었다. 미국의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반복해서 물었다고 한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향해 ‘경고사격’을 한다면-예를 들어 북한의 영해나, 영토의 어느 지역을 군사적으로 타격한다면-북한이 남한을 향해 반격을 할 것인가?” 이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이어질 때마다, 미국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미국내에서 북한에 대한 ‘경고사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날 경우,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북한의 핵 보유 사태에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도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선택지는 둘 뿐이다. 북한의 핵보유를 막을 것인지, 아니면 핵보유를 지켜볼 것인지 국민의 뜻을 하나로 정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가 놓인 현실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 없는 경제제재로 북한의 핵 보유를 막을 수 없으며, 핵보유를 막는 나머지 방안은 전면전을 각오한 군사적 옵션 뿐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만약 전면전을 각오한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수 없다면,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거나, 전술핵을 재배치 하는 등 핵을 보유한 북한에 맞선 새로운 안보정책을 국민과 함께 세워야 한다. 북한의 핵보유가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도 더 이상 선택을 미룰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