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 정당성 계속 강조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23일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북한이 2차례나 핵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북한의 평양방송은 24일 `세계 최대의 핵범인의 침략적 정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고 이스라엘의 핵무장을 묵인하고 있는 미국의 핵정책을 이중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핵보유가 정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평양방송은 23일 오전 11시 40분에도 같은 논설을 내보냈다. 이때는 공교롭게도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뉴욕 증시에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이 나돌면서 주가가 급락한 직후였다.

원래 이 논설은 지난 21일자 노동신문에 개인 필명의 논설 형태로 실린 글로서 무려 8천자가 넘는 분량을 할애해 미국을 전세계 비핵화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미국의 각종 핵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논설은 미국이 1997년 이후 작년 5월까지 21차례에 걸쳐 임계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사실상 핵무기고를 더욱 늘려 핵독점권을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논설은 미국의 소형 핵무기 개발, 미사일 방어체계(MD) 구축과 한반도 주변의 합동군사훈련 등이 모두 대북 핵선제공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핵보유의 정당성을 거듭 강변했다.

이는 논설이 “미국이 대조선(대북) 핵압살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팔짱을 끼고 속수무책으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언급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논설은 이런 주장을 근거로 핵보유는 국가 자주권 수호원칙과 전쟁방지, 평화보장을 위한 국제법적인 요구에도 전적으로 부합하는 조치로 미국의 핵위협과 핵선제공격 기도에 대처해 전쟁을 막고 자기의 사상과 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합법적 자위권 행사라고 강조했다.

논설은 더 나아가 미국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어기면서 핵전파(핵확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설은 “미국은 다른 나라에게 핵계획 포기를 요구할 자격이 없으며 시대의 변천과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핵군축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6자 회담이 곧 군축회담이 돼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180여개 국가가 참석한 가운데 내달 2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NPT 평가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2003년 1월에 이뤄진 북한의 NPT 탈퇴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