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선언후 중ㆍ러와 우호 `이상무’

북한이 ‘2.10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불참을 전격 선언한 이후에도 북한과 중국 및 러시아의 우호관계는 여전히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일행을 만나 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양국간 친선관계 증진을 강조했으며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으로 취임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제일 먼저 축전을 보냈다.

방문 외교도 이어져 15일 리용남 무역성 부상에 이어 박봉주 내각 총리가 22일부터 중국을 방문한다.

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반(反)국가분열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중국 당과 정부가 취한 이번 조치가 매우 정당하다고 인정한다”며 신속하게 지지입장을 표시했다.

조선중앙방송 등 언론은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미국과 일본이 “날로 강화되는 중국의 국력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이를 억제ㆍ 약화시키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대중국 관계 만큼이나 러시아를 챙기는데도 세심함을 잃지 않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10성명 발표 1주일만에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러시아 국립 아카데미 베로즈카 무용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지난 8일에는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하는 등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조선중앙TV는 2002년 창작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각별한 우정을 소개라는 노래 ‘우리 친선 영원하리’를 반복 내보내면서 러시아와 친선관계를 부각시켰다.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를 이어가는 가운데 북한 언론은 최근 동북아지역의 정세에 대해 ‘북ㆍ중ㆍ러’ 대 ‘한ㆍ미ㆍ일’의 대립구도로 설명하고 있다.

노동신문(3.9)은 미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이 한ㆍ일과 안보동맹에 의거해 북ㆍ중을 견제하기 위한 ‘냉전구도 유지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동신문(3.15)은 일본이 독도와 중국 조어도(센카쿠열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러시아의 쿠릴열도 4개섬을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중ㆍ러의 입장에서 일본의 영토확장 야망을 강력히 비판했다.

북한이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관계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이들 국가 역시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적 입장만 밝힐 뿐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 등은 6자회담의 틀안에서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 했을 뿐이다.

중국도 ‘반국가분열법’과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 등으로 미ㆍ일과 대립하고 있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에서 북한을 압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핵문제를 놓고 미국과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은 2.10성명이 중ㆍ러에 미칠 파장을 줄이면서 이들 국가와 우호 강화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해 대외활동을 평가하면서 “미국이 6자회담을 대북 압살의 장으로 이용하려고 했으나 김정일 위원장의 활발한 외교활동으로 실현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에 공을 들이는 북한의 속내를 보여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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