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국 명기, 백악관 ‘착오확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0일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명기한 미국 국방부 연례보고서와 관련,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고위관계자와 접촉한 결과, 명백한 착오였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한 뒤 “미국이 금명간 관련당국 웹사이트와 정례브리핑을 통해 그것이 착오였다는 점과 함께 미국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미 양국간 고위레벨에서도 수차례 확인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 국방부는 보고서를 작성한 산하 기관이 국방부 정책부서와 협조 없이 발간했다고 인정했다”며 “우리는 양국간 협조를 통해 민감한 문제에 대한 실수로 혼란을 야기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고, 미국 스스로도 심각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어 이런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진행 중인 6자회담에서 미국이 검증의정서에 NPT(핵확산금지조약) 복귀와 IAEA(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를 수용하는 안을 담을 것을 북한에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 “한미 양국은 북한이 NPT에 복귀해 IAEA의 안전조치 규정에 따라 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가능한 그런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U.S. Joint Operation Command)는 ‘2008 합동작전 환경평가보고서(The Joint Operation Environment 2008)’에서 미국이 직면한 위협을 지역별로 분석하면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에 포함시켰다.

지난 달 25일 발간된 이 보고서는 “아시아 대륙 연안에는 이미 5개 핵보유국이 있다(The rim of the great Asian continent is already home to five nuclear powers)”면서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러시아를 영문 이니셜 순서에 따라 차례로 명기했다.

미 정부 보고서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파장이 커졌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이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거듭 확인했지만 파장은 단순한 ‘실수’ 이상이었다.

자칫 보고서가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해온 북한에 ‘미국 정부 부서 간에 입장차가 존재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보고서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명기한 사실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정부 보고서에서 조선을 핵무기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고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