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물질 해외이전설 ‘레드라인’ 위반 주목

난데없는 북한의 대 시리아 핵물질 판매설로 순항중인 북핵폐기 협상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미국의 권위있는 신문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미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북한이 시리아에 핵물질(nuclear material)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북한이 시리아에 전달했다는 핵물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핵무기 및 핵물질의 외부 이전은 조지 부시 행정부가 ‘레드 라인'(red line.금지선)으로 설정해놓고 있는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어서 사태 진전에 따라서는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 北, 시리아와 공동핵시설 운영 의혹 제기 = 이스라엘은 북한이 시리아에 핵물질을 제공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스라엘이 최근 공습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은 시리아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핵시설을 비밀리에 운영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곳이었다는게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의 요지다.

그러나 다른 미 관리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시리아에서 하고 있다는 의혹들이 미국내 일부에서 있었지만 이 주장은 근거가 약하며 기술적으로도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다양한 대량살상무기(WMD) 판매와 관련해선 이미 공개적 논평을 한 바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이 시리아에 핵물질을 제공했다는 타임스 보도는 적어도 아직은 공식 확인된 내용이 아닌게 분명하다.

실제 미 국방부 관리들도 이스라엘 관리들의 주장을 전해들었을 뿐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뉴욕의 고위 외교소식통도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시리아간 핵 협력설은 금시초문”이라고 일축했다.

◇ 北 ‘리비아 6불화우라늄 제공’ 왜곡사태 재판되나 = 일각에서는 북미간 관계정상화 진척 움직임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세력이 이스라엘의 정보통을 앞세워 뉴욕타임스에 왜곡된 정보를 흘린 게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한다.

아닌게 아니라 과거에도 미 강경보수 일각은 필요에 따라 북한과 관련한 왜곡된 정보를 흘린 적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05년 3월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에 통보한 북한의 대 리비아 핵물질 수출설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은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한-중-일을 방문, 북한이 리비아에 핵물질인 6불화우라늄(UF6)을 수출했다는 정보를 알렸지만 이는 거짓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로선 북한의 대 리비아 핵물질 수출 정보는 ‘악의 축’인 북한이 불량국가들의 핵무기 확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는 “그 정보는 실제 미국 정보기관이 행정부측에 보고한 것과 내용이 달랐다”면서 “북한이 리비아에 핵물질을 수출했다는 정보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목적으로 제공된 거짓정보였다”고 폭로했다.

“북한이 파키스탄에 6불화우라늄을 수출하고 파키스탄이 리비아에 이를 다시 넘겼다”는 미 정보기관 보고서에서 파키스탄 부분을 은닉한 채 전혀 새로운 사실인 양 전달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과 북한의 6불화우라늄 거래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리비아가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핵 물질을 구한 내용도 이미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내용이어서 사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당시 한국과 중국이 6자회담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부시 행정부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고의로 정보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 차기 북핵 6자회담 악영향 우려 = 그러나 문제는 당시의 상황이 지금도 그대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확실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번에도 그럴 개연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당시 미국측의 이런 ‘엉뚱한’ 의혹 제기에 반발, 6자회담 불참 선언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재개될 예정인 북핵 6자회담에도 악영향을 줄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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