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장-美 관계정상화 동시 추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해 남한은 엄청난 경제력 우세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기 힘들어졌으며, 북한 또한 이를 이용해 남북간 대화 단절을 장기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팀장은 8일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능력 과시는 북핵과 더불어 대남압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엄청난 경제력 및 국력 격차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남북관계를 주도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남북관계가 왜곡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핵 문제와 마찬가지로 남한사회 분열을 촉발할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불식시킬 대응조치’를 원하는 보수와 ‘북한포용을 통한 위험해소’를 요구하는 진보간의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정옥임 의원은 “향후 북한 장거리 로켓의 사거리가 늘어나 미국 본토까지 위협을 받을 경우 한반도 유사시에 신속한 미군 증원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이날 발표한 발제문에서 “현재 북한의 행동패턴은 16년 전 한국에 김영삼 정부, 미국에 클린턴 정부가 출범했던 시기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북한은 벼랑끝외교를 통해 재미를 보았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초장에 기선을 제압해 핵무장과 관계정상화를 동시에 획득하는 파키스탄식 해결을 이루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후계 구도를 위한 대내외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대내 결속을 꾀하고 체제에 대한 지지를 동원하는 수순을 밟으며 미국과의 담판과정을 극대화 해 궁극적으로는 후계구도를 구축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북한의 몽니에 수동적으로 쫓아가는 정책이 아닌 ‘전략적이고 원칙있는 대북정책’를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의 비핵화와 개혁·개방, 인권 개선이라는 원칙은 철저히 지키면서, 이러한 원칙을 이끌어내기 위해 매우 ‘유연’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과거의 포용 일변도 정책과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려고 했으나 상생과 공영 정책에서 드러난 대북정책의 원칙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그대로 유지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유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는 현 정부가 비교적 흔들리지 않고 인내하는 모습에 긍정적인 모습을 부여한 것과 북한의 터무니 없는 무리수에 대한 반발이 합쳐진 결과”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의 중장기적 차원에서 탈북자, 납북자, 국군포로 및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제도적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미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회기부터 미루어져 온 북한인권법의 제정 등 필요한 입법 사항에 대한 정부와 집권 여당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엿보이지 않고 있다”고 “북한인권법 제정은 국제사회의 대북인권개선권고안 채택 분위기에 맞게 현재처럼 남북관계의 재정비 기간에 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는 “북한이 무조건 과거 남북관계에서와 같이 긴장을 조성한 후 대화를 재개해 협상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지원을 획득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남북교류협력이 북한 체제의 내부 결속에 위협이 되거나 주민들의 사상 통제에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남북대화의 단절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취하는 조치에 대해 한반도 평화안정의 유지와 북한 체류 우리 인원의 안전을 최우선 하면서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방향을 밝혔다.

또한 “우리의 최종목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고, 남북이 공존하자는 것이므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강경 대응이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극단적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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