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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위협이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아울러 김정일 정권에게는 체제종말의 벼랑으로 내몰리는 부메랑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르면 조선노동당 창건일인 10일, 아니면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7일까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북한 핵실험 전망은 이제 ‘시기’의 문제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북한에 대한 유엔과 관련국들의 경고도 구체화 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6일 북한 핵실험 포기를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안보리는 유엔헌장 7조에 근거한 제재결의안을 채택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유엔헌장 7장은 경제제재는 물론 군사공격까지 가능하게 하는 국제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조항이다. 이 조항을 근거로 무기금수부터 해상봉쇄나 비행금지구역 설정까지 가능하게 된다.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시작된 고강도 봉쇄작전이 북한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북한 핵물질이나 관련 기술의 제3국 유출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핵기술 유출 우려를 극대화시킨다는 판단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또 핵기술을 확산하면, 우리는 (이제까지와는) 다소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5일 “북한은 잘 알려진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국가로, 이미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구매자에게 기술을 팔 의향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기술 유출 우려는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 대상이 이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우리는 모든 범위의 외교적 조치들을 검토할 수(open to)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햇볕정책의 파산을 선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도 뒤늦게 북한에 대해 공개 경고했다. 핵실험의 공포가 한반도를 강타할 경우 참여정부는 금강산·개성공단을 포함해 대북정책의 전면수정이 불가피하다.
중국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도 “만약 북한이 첫 핵실험에 나설 경우 아주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나쁜 행동을 하는 국가들은 어느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핵실험은 미국에게 한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효과적인 경제제재부터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까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꼴이 된다. 김정일의 핵실험 협박이 결국 자신을 벼랑으로 내모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핵실험시 북한에 취해질 조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결국 군사적 조치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동의 여부가 관건이다. 설령 군사조치를 배제한다 해도 북한정권이 기대하는 새로운 반전이 오기는 어렵다.
현재 김정일은 핵실험 협박 등 위기를 고조시키는 전술 이외에는 마땅한 카드가 없다. 핵 보유국으로 등장한 이후 새롭게 대외관계를 풀어가겠다는 김정일의 전략을 국제사회는 용납하지 않을 태세다. 북한의 핵실험은 김정일의 ‘외교도박’에 대한 막바지 시험대다.
결국 김정일은 정권 종말을 재촉하는 기폭제를 스스로 사용하려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