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군축 하자”…”지구상 핵무기 철폐해야”

핵실험 후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있는 북한이 최근 핵군축을 잇따라 언급함으로써 향후 협상 입지를 높이려는 의도를 엿보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 9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측 대표가 핵군축을 강조하며 발언한 내용을 18일 상세히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측 대표는 “세계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자면 먼저 핵군축이 실현돼 지구상에서 핵무기가 완전히 철폐돼야 한다”면서 “핵군축과 전파방지는 불가분 연관돼 있으며, 여기에서 기본은 핵군축”이라고 밝혔다.

북측 대표는 거듭 “핵군축을 떠난 전파방지란 있을 수 없다”면서 “핵무기 독점시도와 그에 기초한 핵위협이 근절되지 않는 한 핵군축은 물론 전반적인 군축문제 논의에서 그 어떤 전진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가 “미국의 뿌리깊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기초한 핵위협정책의 산물”이라면서 “큰 나라들만 핵무기를 갖고 작은 나라들을 핵무기로 공격하고 위협할 수 있다는 강도적 논리가 더 이상 묵인되거나 허용된다면 이는 비핵국가들을 핵억제력 소유로 떠미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17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서도 핵보유국을 자처하면서 “핵군축과 종국적인 핵무기 철폐를 추동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할 것을 밝혔다”는 입장으로 핵실험 정당성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이 핵군축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것은 향후 협상 국면이 재개될 경우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핵실험 직후 북한이 핵군축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을 점쳐 왔으며, 그동안 6자회담에서 추진해 온 북한의 핵폐기보다 차원이 높은 협상을 통해 북한이 협상 입지를 강화하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해 왔다.

이와 관련,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은 “북한이 핵실험 강행 뒤 핵물질 이전금지 협상이나 핵군축 협상을 하자고 미국에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