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관련 대외협상 언급 자제

북한 언론매체들이 6자회담이나 북미회담 등 핵폐기 이행을 위한 대외협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은 6자회담과 관련해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회담이 끝난 후에도 경우에 따라 간략하게 회담 결과만을 보도하는 등 매우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2단계 제4차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채택되자 북한 외무성은 이튿날 ’선(先) 경수로 제공, 후(後) 핵포기’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지난 2월 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채택된 ’2.13 합의’와 관련해서는 북한 방송들이 합의 내용을 간략하게 다루면서 핵시설의 ’불능화’가 아닌 ’임시중지’로 의미를 축소해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13개월만에 재개된 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2006.12.18-22)의 경우 조선중앙통신이 베이징발로 회담이 끝난 후 가진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 내용만을 내보내는 등 대부분의 6자회담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북미나 북일 협상 등에 대해서도 함구하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은 세계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한 뉴욕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9일 오전 현재까지 단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번 북미 협상은 미국측의 태도 변화로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된데다 북측 대표단도 회담 결과에 크게 만족해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납치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대립 끝에 별다른 성과 없이 막을 내린 북일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베이징 북미 회담을 통해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과 지난 1월 베를린 북미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한 사실에 대해서는 외무성 대변인이 중앙통신 회견을 통해 “금융제재 논의.해결 전제로 6자회담에 복귀”, “일정한 합의가 이룩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북한은 대외협상과 관련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내세워 북한 입장을 대변토록 하고 있다.

6자회담이 난항을 겪을 경우 조선신보를 통해 미국 태도를 비판하거나 북한 입장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북미 협상 내용을 폭로해 미국을 압박하는 등 우회전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2.13 합의’를 이끌어 낸 지난 2월 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북한과 미국이 밀고 당기기를 할 때 베를린 회담에서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30일 이내에 해제키로 약속했으며 60일 내에 초기이행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격적으로 베를린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나아가 조선신보는 북일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 대해서도 8일 일본의 사망 납치피해자 송환요구가 최대 난제라고 강조하는 등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이런 보도태도는 언론매체들이 애초부터 ’속보성’과 거리가 있는데다 노동당의 통제를 받고 있는 언론정책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관영 매체를 통해 회담의 현안에 대해 보도할 경우 북한의 공식 입장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부담이 없는 조선신보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이나 쟁점을 이슈화하는 언론 플레이를 하는 셈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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