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과학자들 ‘넌-루거 프로그램’에 관심”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 연료봉 등을 보관하고 있어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컬럼비아대학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조엘 위트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가 주최한 ‘최근의 두 방문자가 본 2008년 북한’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영변 핵시설을 둘러본 소감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 출신인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고, 영변 핵시설도 부식이 많이 되고 콘크리트 건물에 균열 징후 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핵연료봉 등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1년 정도면 재가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시설은 외부에서 보면 낡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규모가 크고 내부는 믿을 수 없을 정도 복잡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추진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진지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결코 무모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기술적인 문제로 핵불능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 그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기술적 문제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북한도 정치적 문제는 아니지만 특별한 상황의 심각성을 최소화시켜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이어 “불능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면 재가동하는 기간도 그만큼 길어지고 어려워지게 된다”며 “불능화 작업이 길어질수록 다시 가동하기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과학자들이 영변의 핵시설 불능화가 진행됨에 따라 ‘넌-루거 프로그램’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표시했다”면서 “이들은 과거에 추진한 바 있는 경수로를 중요한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넌-루거 프로그램’은 미국이 1990년대 옛 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핵을 폐기하는 대가로 핵 기술자들의 재교육과 재취업을 통한 기술 유출 방지 등 각종 지원을 했던 방식이다.

이어 그는 “넌-루거 프로그램을 북한에 적용할 경우 미국 뿐만 아니라 남한에서도 부담을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 과학자들의 수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영변의 경우 핵과학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핵시설에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합쳐 3천명에서 1만5천명선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편 돈 오버도퍼 SAIS 한미연구소장은 “개성공단이 현재 작은 규모지만 향후 남북관계 진전의 모델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개성공단이 만들어지는 등 규모가 커지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