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여행자에 사상교육 강화’ 지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철저히 하라는 조선노동당의 지시문건이 발견됐다.

DailyNK가 입수한 “국경연선일군들은 이웃나라에 사사려행을 가는 주민들에 대한 교양사업을 짜고들어 진행하자”는 제목의 간부용 문건에는 북-중 국경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사사여행이 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교육을 잘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사사(私事)여행은 공무가 아닌 개인적인 이유로 인한 해외여행을 말하며, 해외에 친척이 있는 경우 복잡한 절차와 뇌물상납 등을 통해 여권을 발급받아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종교접촉, 녹화물 밀반입 등 예로 들며 교육 지시

문건은 ▲이웃나라에 기여든 적들이 사사려행자들을 매수하려 발악적으로 책동하고 있기 때문 ▲일부 사사려행자들이 민족의 존엄을 훼손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 ▲몇푼의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구 행동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며 몇가지 예를 들어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적들은 악질적인 월남자들을 국경지역에 끌고다니며 우리나라에서 오는 사사려행자들을 매수하기 위한 <뢰물작전>, <녀색작전> 등 별의별 책동을 다하고 있다.”

“어느 한 세관에서 료해한데 의하면 이웃나라에 갔던 사사려행자들의 짐속에는 낡고 꿰져 입지도 못할 헌옷들이 작지 않다고 한다.”

“국경연선에 사는 어느 한 주민은 사사려행으로 이웃나라에 갔다가 성당이나 교회당에 신자로 등록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여러 차례 교회당에 갔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낯모를 사람이 얼마간의 돈을 주며 록화테이프와 CD판을 기념으로 가져가라고 하니 아무런 각성도 없이 짐 속에 감춰가지고 나오다가 해당 기관에 단속됐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문건은 ▲김정일과 선군정치가 있기에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는 필승의 신념을 갖도록 교양하라 ▲민족적 자존심을 가지도록 교양하라 ▲국경연선지대와 이웃나라에서 벌어지는 적들의 반공화국 책동에 대해 알려주라 ▲조국과 민족을 위해 옳은 일을 많이 하도록 교양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해외여행자 사상교육 강조 문건, 수시로 내려보내

북한에서 해외여행을 하려면 최소 1주일, 매일 2시간 이상씩 시 ∙ 군 보위부에 찾아가 사상교육을 받아야 한다.

2003년 6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있는 친척을 만나기 위해 여권발급을 신청했던 탈북자 문귀식(가명, 52세, 2004년 입국)씨는 “중국에 가면 수령님의 위대성에 대해 잘 선전하고 오라는 교육을 받지만 친척들에게 그런 강의를 하면 놀림을 받는다는 것을 보위원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결국은 지겨운 교육을 빨리 피하기 위해 뇌물을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씨는 당시 보위부에 CD플레이어를 사주기로 했으며, 직장에는 재봉틀을 가져다 주기로 하고 해외여행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입수된 ‘간부용 국경연선 정치사업 자료’는 4페이지 분량으로 2004년 7월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발행되었으며, 북한은 북-중 국경지역에 수시로 이러한 내용의 문건을 내려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문건은 평안북도 신도군~함경북도 라선시에 이르는 북-중 국경 지역 각 도시 및 직장에 배포되며, 당 세포비서와 직맹, 사로청, 여맹 등 초급단체 위원장급 간부들만 열람이 가능하다. 문건에는 “해당 당조직들은 제강을 침투하고 철저히 회수할 것”이라는 주의문구가 명시되어 있다.

박형민 기자 phm@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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