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안포 발사는 대남·대미 불만 표현”

북한이 27일 오전 백령도 인근 서해북한한계선(NLL) 북쪽 해상으로 해안포 30여 발을 발사하고 우리 군도 이에 대해 대응사격을 가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이날 도발은 25일부터 3월 29일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걸쳐 있는 백령도, 대청도 인근 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에 대한 구체적 행동이다.


북한의 NLL 지역을 이용,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분쟁지역화하려는 의도는 그동안 북한이 자주 사용해 왔던 방식으로 평가되지만 북한이 NLL 인근에서 포사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총참모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연례 군사훈련”이라고 말했다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해군사령부 대변인 성명에서 NLL 남측 수역을 평시해상사격구역으로 선포한 바도 있어 북한의 이날 군사적 행동은 이미 계획된 행동이라는 평가다. 또 지난 15일 남측의 북한 급변사태 대비계획과 관련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 ‘보복 성전’ 위협과도 관련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외신들도 이번 북한의 군사적 행동을 6자회담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평화협정체결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북한의 이번 군사적 도발에 대한 여려 해석이 가능한 것은 NLL이 갖는 다양한 의미성 때문이다.


북한은 서해 NLL이 6.25전쟁 이후인 1953년 8월 30일 유엔군사령관에 의해 설정된 것인 만큼 인정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군사적 긴장 고조에 이용해왔다. 군사적 긴장고조는 북한이 앞세우고 있는 ‘평화협정’의 필요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2000년과 2002년 두 차례의 연평해전에서 알 수 있듯이 남북관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최근 마음대로 되지 않은 대남, 대미관계에 대한 북한식 불만표출로 이후 협상력을 갖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이번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지난 대청해전부터 시작해 일종의 NLL무력화를 시도한 것으로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를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 교수는 이어 “북한은 대남관계, 대미관계 등 대외관계에서 자기들 입장이 수용되지 않고 있고 충분히 관심을 받거나 주위를 끌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북한의 의도는 우리 측을 향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긴장국면 상황을 과시했다고 평가할 것이라며 향후 위협을 증가한 추가 도발로 까지는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협상수단이 제한된 북한에게 군사적 행동을 통한 긴장조성은 그동안 써왔던 전통적인 수법으로 향후 긴장 도수를 내려 협상국면을 만들려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남관계에서는 북한이 원했던 만큼 남한 정부가 호응해 주지 않고 있고 대미관계에서도 미국이 6자회담 우선 복귀라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협상수단이 필요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김 교수는 북한의 이번 행동의 의도를 한편으로 내부적으로 긴정 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녹녹치 않은 상황이고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제공하고 있는 못한 상황”으로 “곧 춘궁기가 닥쳐올 경우 주민들에게 반발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북한 경제상황은 주민들 뿐만 아니라 군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올해 들어 김정일이 군 현지지도가 늘어 난 점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준비하고 ‘인민생활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쫒고 있지만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외적 위기조성을 통해 내부 위기를 극복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달 16일부터 국방위원회 명령의 ‘군민(민간과 현역군인) 종합 합동훈련’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본지 26일자 보도내용 참조> 이번 훈련은 평년과 달리 기간도 길고 수준 면에서 강도가 높아 주민들로부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