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설원 “들으시느라 힘드시죠?”…南 “알긴 아나부네…”

▲ 북한 봉수교회

“어려운 사람을 돕는 기독교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대북 지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으나 직접 와 보니, 그래도 남한에서 가장 우파라고 하는 사람들은 한번씩 와서 (지원)사업들을 보는 것이 좋겠다. 이게 진짜로 한민족이 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한다”

지난 11-14일 대부분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100여명의 한민족복지재단의 방북단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서울 명성교회 장로 차현배 제이씨현시스템㈜ 회장이 평양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돌아오던 전세기에서 밝힌 방북 소감이다.

기독교인 방북단이 방북기간 내내 모두 이런 생각만 가진 것은 아니다.

고 김일성 주석의 대형 동상이 있는 만수대 언덕과 김 주석 생가가 있는 만경대 고향집 등 방북자의 필수코스를 돌아보던 방북단 사이에선 짜증과 당혹의 표정이 드러나고 “우상물” “세뇌” 등의 불만스러운 말도 나왔다.

참관지에서 설명을 마친 해설원이 “들으시느라 (체력적으로) 힘드셨죠”라고 고령층 방북자들에게 말을 건네자 한 방북자는 일행을 벗어나며 낮은 목소리로 “듣기 (내용면에서도) 힘들다는 걸 알긴 아나보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러나 방북 기독교인들은 만경대구역 칠골동에 있는 칠골교회에서 2시간가량 예배를 본 뒤에는 화색이 돌고 북측 안내원들에게 “예배를 볼 수 있게 해줘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둘쨋날인 12일 평양 도심에 있는 인민대학습당과 주체탑, 기예공연 등을 참관한 선교단체 소속 20대 남성 방북자는 “주민들에 대한 세뇌”라는 소감을 밝혔으나, 한민족복지재단이 복토직파농법을 전수하고 있는 순안농장을 방문한 50대 방북자는 농장측이 제공한 따듯한 보리차와 찐 고구마를 들어 “따뜻하고 순박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표인 30대 남성 방북자는 “대부분 이번 방북이 첫 경험이어서 일부는 먹을 것이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에 먹거리를 싸온 분도 있고 선물용으로 사온 경우도 있다”며 “방북단이 쇼핑을 많이 한 것도 북한 물품에 대한 신뢰보다는 ‘뭔가 사주고 싶은 마음’에서였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측도 방북단 대부분이 기독교인임을 감안, 매일 아침 호텔에서 단체기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참관 일정중 불교 사찰인 보현사가 포함된 데 대해 미안해하며 “종교적 의미보다 민족의 문화재라는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공항으로 돌아오는 기상에서 여러 방북자들은 이번 방북을 기독교와 북한의 ‘어색한 만남’이면서 ‘가능성을 확인한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방북자들은 북측의 체제와 문화에 거부감을 표출한 반면 북측 일부 관계자들은 기독교인이 자주 쓰는 말인 “아멘”을 우스갯소리 삼아 외치거나 “기도한다고 뭐가 해결되느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3박4일의 만남속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누리교회 목사인 남진생 한민족복지재단 이사는 “머리로만 생각했던 동포문제가 가슴으로 와 닿는 강한 뭔가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북한에서 복음 한마디를 얘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했듯이 감싸안고 도와주는 것이 곧 민족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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