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항만.유전개발 어떻게 진행되나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협력사업 가운데 해주항 개발과 남포 등 항만개발 투자에 해외항만개발펀드가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합의내용에서 빠져있지만 북한 서해유전 개발 문제는 앞으로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에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5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항만 개발과 관련 “항만공사 등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항만개발펀드로 충분히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으며 유전개발은 향후 남북경제협력공동위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항만펀드의 주요 출자자는 민간투자자들이기 때문에 해주항 개발 등에 대한 수익성 여부가 변수이며 서해유전개발은 이미 중국과 북한이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 2조원 해외항만개발펀드 해주 등에 투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협 부문의 핵심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로 그 중심에는 해주 경제특구가 자리하고 있다.

해주지역에 경제특구를 개발하고 북측 선박의 해주직항로를 이용해 개성과 해주, 남측간 산업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주항 개발이 선결과제다. 해주항이 개발되면 근처 대동강 하구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남포도 물류기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서해안의 남포와 동해안의 안변을 조선소(선박블록공장) 협력사업 후보지로 합의해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항만개발 투자도 주요한 과제의 하나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해주항 확장에 3억달러, 안변과 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에 2억달러가 각각 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기 때문에 정부는 ’퍼주기’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차원의 남북상생 투자를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해안과 해주항을 비롯해서 남포에 이르기까지 항만 관련 부분에 예산을 걱정할 수 있지만 우리 항만공사가 해외 항만 개발을 위해 민간 자금과 공동으로 해외항만펀드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 펀드로 충분히 추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외항만펀드는 국내 물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항만과 물류센터의 개발과 운영, 물류기업의 인수.합병 등 국제물류에 투자하는 공공.민관 합동의 사모펀드로 이달부터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정부와 항만공사가 단계적으로 3천억원 정도를 출자하고 금융기관과 연기금, 손해보험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1조7천억원을 투자해 모두 2조원 규모에 이른다.

정부는 이 펀드가 해외 항만개발을 위해 조성된 것이며 북한도 해외이기 때문에 현재 투자가 확정된 베트남과 스리랑카 외에는 해주항 등의 투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펀드 출자금의 대부분이 민간자금으로 수익성 보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권 부총리의 발언대로 해주항 등의 개발에 쓰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항만개발펀드의 해주항 건설 투자여부는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 가능하다”며 “해주항 투자가 가능하게 하려면 현재 군항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수심이 얕아 준설이 필요한 해주항의 기반시설 정비를 남북경협기금 등 정부자금으로 해결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간업자가 들어가 개발을 해야 하는데 운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어야 한다”며 “다만 해외항만개발펀드의 해주항 투자가 부두에 국한되고 인근 조선단지와 연계해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쓸 수 있다면 수익성이 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서해유전 개발 경제협력공동위서 논의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를 남북의 상생협력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북한의 서해유전 개발이 정상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합의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협력공동위원회가 서해유전 개발 문제를 논의할 여지가 있어 남한의 북한 유전개발 참여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유전과 가스 개발탐사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점은 이러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권 부총리는 “앞으로 구성하게 될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는 부총리급이기 때문에 꼭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것에 한정해서 논의할 필요는 없다”며 앞으로 정상회담 합의사항 외에 서해유전 개발 논의도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이번에 합의된 경협사업이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 남북경제협력공동위는 우선적으로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계획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서해유전 개발 문제는 뒤로 늦춰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경제협력공동위에서 논의를 벌인다 하더라도 중국과 북한이 이미 서해유전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기 때문에 실제 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8월말 한 강연에서 “서한만 분지구조가 중국 보하이만과 유사해 석유.가스가 매장돼있을 것으로 추정하고는 있으나 중국과 북한이 이미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라 그 내용을 모른 채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채택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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