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 목사 20일 판문점 통과”…南여론 의식?

정부의 승인없이 무단 입북했던 한상렬 목사의 귀환 예정 날짜가 오는 20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14일 목사가 20일 오후 3시 판문점을 통해 귀한할 것이라는 통지문을 대한적십자측에 통보했다.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은 이날 유종하 대한적십자 총재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한상렬 목사가 판문점을 통해 20일 오후 3시에 돌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통지문은 “남조선 적십자사가 해당기관에 통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으나, 귀한 일정이 연기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목사의 귀환 날짜가 전격 연기된 배경을 두고 북한의 ‘정치적 고려’가 급히 수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의 무단 입북에 대한 남한 여론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차라리 한 목사를 북측에서 개최되는 8.15행사에 참여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목사와 북한은 지난 6.15 기념행사 직후부터 ‘8.15 판문점 통과’를 거듭 천명해왔다. 그의 판문점 통과 직후 예정된 남한 관계당국의 체포와 구속을 이용해 ‘국가보안법 철폐’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한편, 8.15라는 날짜의 특성을 이용해 ‘반미 통일운동의 정당성’을 이슈화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른바 남한의 범 통일운동 진영에서조차 한 목사의 무단 입북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여론이 형성되지 않게 되면서 한 목사와 북한은 오히려 남한 보수단체들의 ‘귀환 반대’ 목소리에 묻힐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게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 보수진영이 15일 한 목사의 귀한을 반대하는 판문점 집회에 총 집결할 것을 예고하면서 한 목사를 지지하는 일부 친북세력들이 ‘세(勢)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특히 북한은 한 목사의 귀환이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수준으로 축소되는 것보다 체류기간 연장을 통해 자신들이 주최하는 8.15 행사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높다.


한 목사가 북측의 8.15 행사에 참가해 천안함 사건 등 최근 남북관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북측의 입장을 적극 지지할 경우 대외 선전효과 뿐 아니라 내부 결속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 목사는 지난 6월 12일 정부의 승인없이 무단 방북, 같은 달 22일에는 평양에서 “천안함 사태의 책임은 남한 정부에 있다”는 등의 공개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왔다. 그가 유엔군사령부 관할 지역인 판문점으로 무단 귀한 할 경우 이 역시 북측의 정전협정 위반이 된다.


정부는 한 목사의 방북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공안당국은 북한 체류동안 그의 발언과 행동이 ‘북한 체제 찬양’이라고 보고 귀환 직후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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