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 3월 19일>
지난해 12월 말에 있었던 한국수력원자력 해킹사건이 김정은 정권에 의해 감행됐다는 수사결과가 17일 발표됐습니다. 원전 제어망 공격에 실패하자 남한 내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원전 자료들을 공개하며 협박했다는 겁니다. 김정은 정권은 해외인터넷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즉각 반발했습니다. 황당한 모략, 무지무능아의 엉터리 판단, 언제나 그러했듯이 또 하나의 반공화국 모략이라고 떠들어댔습니다. 명백한 증거들이 제시되자 당황망조한 나머지 아무 소리나 우선 둘러대고 보자는 속심이 분명합니다.
이번 남한 검찰이 내놓은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해 12월 15일∼23일 사이 5차례에 걸쳐 한국수력원자력 자료 65건을 공개할 때 사용했던 중국 심양의 IP주소가 과거 킴수키 조직이 사용한 것과 12자리 중 9자리까지 일치했다는 점. 이 킴수키의 악성코드와 e메일 계정에 자주 등장하는 ‘리송호’라는 인물이 ‘우리민족끼리’ 회원이라는 점. 또 조선체신회사로 등록된 북한 측 IP주소가 접속한 흔적이 30건 발견됐다는 점. 악성코드의 핵심 기술 ‘셸코드’도 킴수키의 고유 기술과 99.9%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도둑이 범행 현장에 남긴 발자국이 상습범인 북한의 것과 일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겁니다.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도 요 며칠 전인 13일 22건의 원전 관련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고 유엔사무총장과 박근혜 대통령 통화요록 등을 인터넷에 올리며 이번에는 치사하게 돈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북유럽과 동남아, 남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 원전자료를 사겠다고 하는데 자료를 통 채로 팔았다가 박대통령님 원전수출에 지장이 될까 두렵네요.”라며 노골적으로 협박했습니다. 제어망 공격에도 실패했지,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려고 했지만 그것마저 제대로 되지 않자 조롱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민족끼리’는 제 딴에는 반박을 했다는 게 범죄 심리에서 보면 범죄자들은 자기의 범행을 은닉하기 위해 자그마한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초보적인 상식이라는 한심한 말만 하고 있으니 이게 더 창피합니다. 차라리 화끈하게 이제라도 내가 했다. 어쩔 테냐 당당한 편이 더 낫습니다. 횡설수설하면서 어떻게든 자기네가 한 짓이 아니란 걸 보여주려고 애써봤자, 자루 속의 송곳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이제라도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사이버테러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걸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