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번 만나자’ 求愛에도 美 냉담…사실상 ‘5者협의’ 수순

북한의 잇단 구애작업에도 미국 등 관계국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북한이 불가역적(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선언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 한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태도이다.

북한은 미 여기자 석방조치라는 평화공세에 이어 9월 중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북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북한의 태도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데도 미국이 양자대화를 시작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6자회담이 교착상태지만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관계국들의 협의는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5자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핵 6자회담의 우리측 차석대표인 황준국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8일 러시아 로그비노프 대사를 만나 “지금은 5개국(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이 현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써 대북공조를 강화할 때”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동은 북핵을 둘러싼 전반적인 상황 평가와 앞으로의 대응 방안에 대해 러시아 측 의견도 들어보고 그동안 우리가 다른 6자회담 참가국과 협의하고 연구한 내용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한·미·일·중·러 5자가 한 자리에 모여 북핵현안을 논의하는 틀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중심이 돼 관계국들과 북핵 현안을 논의를 통해 계속 압박하려는 의도다.

필립 골드버그 조정관이 이끄는 미 대북제재 전담반도 대북제재를 위해 관계국들과 협조를 강화하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이날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한·중·일 순방 일정을 모두 마쳤다. 성 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로그비노프 대사를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한다.

미국은 6자회담이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가장 유용한 틀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양자대화 요구는 6자회담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 지향과 대화로서 해결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관계국들은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향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추인하기 보다는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도 풀이된다.

이같은 미국의 입장은 ‘대화-제재’라는 투트랙 접근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 1874호가 본격 가동된 지 수 주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관계국과의 북핵 공동대응이라는 장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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