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FTA 타결 ‘간접 때리기’

북한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직접 비난이나 논평은 내놓지 않은 채 남한 내 반발 움직임 등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우회적인 비판만을 계속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 당국 차원의 논평은 물론 노동신문이나 관영 중앙통신 등 언론매체들도 남한 시민 사회단체의 반대 성명과 집회 소식을 인용, 보도하고 있을 뿐 공식적으로 비난논평을 단 한차례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입장은 북한이 그동안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언론매체와 각급 단체 등을 동원해 FTA 반대 투쟁을 격렬하게 선동하고 한미 양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태도를 취해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한미 FTA가 타결된 지 사흘 후인 지난 5일 남한 내 정치권과 단체의 반발 움직임을 전달하면서 FTA 타결 소식을 간접적으로 첫 언급했다.

대남방송인 평양방송은 5일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2일 청와대 주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FTA 체결협상 전면 무효를 선언한 소식과 FTA 타결에 항의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 소식을 전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한 언론보도를 인용, “남조선 정치권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협상을 타결지은 당국의 비굴한 처사에 반발했다”며 민주노동당의 불복종운동 전개와 민주당과 민생정치모임의 국회 비준거부운동 전개방침 등을 사례로 들었다.

북한의 신문.방송들은 이후 시민 사회단체의 반대 성명과 시위 소식 등을 연일 집중적으로 다루며 ’간접 때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9일 하루 동안에만도 참여연대가 외교통상부의 FTA 분야별 최종 협상결과 발표를 비판한 논평과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와 문화예술인들이 FTA 협상 타결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한 사실을 상세하게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5면에 ’남조선-미국 자유무역협정 체결협상 타결을 규탄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소식’을 매일 같이 싣고 있다.

나아가 한미 FTA 반대 집회와 시위 참가자에 대한 사법 처리와 관련, ’인민 탄압’ 등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앙방송은 7일 “남조선 공안당국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을 반대해서 투쟁한 각 계층 인민들에 대한 탄압 책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 문제와 함께 제2, 제3의 개성공단 사업을 염두에 두고 직접적인 비난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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