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가운데, 북한이 오는 3월 실시될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파국적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전대미문의 탄핵정국속에서 새해를 맞이한 남조선(한국)에서는 온 겨레의 통일염원과 평화지향에 역행하는 동족대결망동이 그칠 새 없이 벌어져 내외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담화는 “문제는 남조선 당국이 이러한 대세를 외면하고 오는 3월에는 또다시 저들의 주도하에 또다시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여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서려고 벌써부터 푼수 없이 놀아대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전략적 지위가 달라진 오늘에 와서까지 우리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핵전쟁 연습이 그 어떤 상상할 수 없는 파국적 결과로 이어지겠는가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이어 “남조선 당국은 우리에 대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우리의 문전 앞에서 연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한 우리의 엄숙한 선언을 심사숙고해 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늦기 전에 정신을 차리고 우리가 내민 화해의 손을 잡고 민족의 자주적 운명을 개척하는 길로 돌아서라는 것이 온 겨레의 요구이며 역사의 마지막 충고”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매티스 장관 방한 중에 한미 간 대북 억지 전략에 대한 논의가 심화될 것을 염두에 두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한 위협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북미 대화 가능성을 고려한 듯 트럼프의 당선을 기대해온 눈치였지만, 정작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외교안보라인이 북핵 대응에 있어 초강경 구상까지 언급하고 나서자 상당한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3월에 있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후로 북한이 도발 시기를 조율하고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앞서 북한 김정은도 신년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로서는 첫 해외 순방에 나서는 매티스 장관은 이날 방한 후 황교안 권한대행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 윤병세 외교장관 등 외교안보 핵심인사들과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매티스 장관과 우리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아시아 정책부터 한미동맹 및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계획, 북한 도발 대응 전략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날인 3일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예정돼 있다. 양국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평가하는 한편 한미동맹의 효과적인 대응 방안과 대북정책 공조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으로 핵·미사일 위협을 계속하는 데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에 앞서 매티스 장관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겸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ICBM 발사 위협 등 최근 북한 동향 및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이후 첫 순방지로 한국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윌리엄 코언 전 장관도 첫 순방 일정에 한국을 포함시켰지만, 당시엔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했다.
이와 관련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은 1일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한에 대해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국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친구와 동맹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은 강력한 동맹인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동북아 평화를 지키도록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굳건한 한미동맹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이순진 합참의장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