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류에 놀랐나? “남자는 단발에 가르마 제격”






▲데일리NK가 입수한 월간 사회주의생활문화에서 옷차림을 강조한 기사 내용.
북한 당국이 장발과 염색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젊은 층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을 한류(韓流)의 한 형태로 보고 체제결속에 위해를 끼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월간 ‘사회주의생활문화'(근로단체출판사) 10월호는 ‘옷차림과 몸단장을 건전하고 고상하게 하자’라는 기사를 통해 “옷차림과 몸단장을 단정히 하는 것은 최근 우리 내부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을 퍼뜨리기 위한 제국주의자들의 악랄한 책동을 짓부시고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을 확립하기 위한 중요한 문제의 하나”라고 밝혔다.


남자들의 머리모양에 대해서는 “남자들은 나이와 직업, 얼굴생김새에 맞게 시원하게 머리단장을 하여야 한다”며 “패기머리(군인 머리), 동색머리(無염색), 해살머리(가르마) 등은 짧은 머리 형태로서 시대적미감에 맞는 누구나 즐겨하는 머리 형태들”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머리모양에 대해서 “머리를 허리까지 길게 길러 풀어헤치고 다니는 것은 우리 식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옷차림과 몸단장을 고상하고 건전하게 하자면 옷본보기나 리(이)발과 관련한 다른 나라 책들도 참고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탈북자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남자들이 머리를 길게 하고 다니는 것을 사자머리라고 하는데 검열에 걸리면 무작위로 깎아버린다”며 학교 내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지도원과 규찰대가 이 같은 활동을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자들은 연한 갈색으로 염색도 하지만 남자들은 염색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층이 한국 DVD 등을 보고 유행을 따라하면서 ‘자본주의 황색바람’ ‘자유화 바람’이 들어온다고 판단해 차단에 나선 것이라고 이 탈북자는 풀이했다.


그동안 북한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산하 학생규찰대를 조직해 길거리에서 바지를 입은 여성이나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주민, 머리를 길게 기르고 다니는 남성들을 단속하고 기관, 기업소에 통보하는 방식의 통제를 실시해 왔다.


잡지는 옷차림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되는대로 하고 다니는 낡은 생활습성을 버려야 한다”며 “(생활이) 어렵다는 구실을 대고 옷차림을 되는대로 하고 다니거나 중요한 행사나 공연관람에 평시에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참가하는 것은 낡은 생활습성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절에 맞는 옷을 깨끗하게 손질해 입고 다닐 것과 행사나 공연관람을 갈 때 남자들은 제낀깃옷(양복)에 넥타이, 여성들은 치마저고리를 입어야 보기에 좋다며, 명절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생활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우리 식이 아닌 옷차림과 몸단장은 민족적 정서를 흐리게 하고 사회의 건강하고 혁명적인 분위기를 좀먹게 된다”면서 “우리 식이 아닌 옷차림을 넘겨다보거나 본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은 2000년대 들어 중국과의 공식·비공식 무역을 통해 들어온 한국 제품 등에 대한 주민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자 장마당 단속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단속에도 불구,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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