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플루토늄 50여kg 보유…핵폭탄 10개 제조 가능”

북한이 수차례의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50여kg 보유하고 있다고 국방부가 11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지난 2년간 북한군 동향을 상세히 담은 ‘2016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은 전략적 공격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핵, 탄도 미사일, 화생방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백서는 2008년부터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40여kg으로 추정해왔으나, 8년 만에 10kg가량 늘어난 셈이다.

통상 핵무기 1개를 만드는 데 4~6kg 상당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는 걸 감안하면, 플루토늄 50kg을 보유한 북한은 10개 안팎의 핵무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영변 원자로의 가동 및 정지 시점, 폐연료봉 재처리 동향과 핵실험으로 소모한 양 등을 고려해 플루토늄 보유량 추정치를 계산했다”고 밝혔다.

백서는 또 북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HEU)과 핵무기 소형화 기술도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2014년 발간된 백서는 ‘HEU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만 기재했었다. 국방부 당국자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린 이유에 대해 “북한이 HEU를 확보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온 점과 시간의 경과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백서는 북한 전략 무기와 관련,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2012년 이후 ICBM급(대륙간탄도미사일급)의 KN-08을 3차례, KN-14(개량형)를 1차례 대외 공개했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백서에 ICBM과 SLBM이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서는 특히 북한이 2015년 5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시험발사를 4차례 공개하는 등 SLBM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시험발사나 잠수함 작전능력 구비를 위해 정권 차원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북한은 ICBM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으며 신뢰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SLBM의 실전 비행 능력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백서에서는 ‘핵탄두’라는 용어도 처음 기재됐다. 백서는 북한이 핵탄두 등 다양한 핵 투발수단을 과시했다고 밝히면서도, 별도 설명을 통해 북한이 공개한 ‘핵탄’은 내폭형 핵분열탄의 일반적 형태로 보이나 모형 또는 실물 여부 판단은 제한된다고 평가했다.

장거리미사일 능력치에 대한 평가는 2년 전보다 낮아졌다. 2014년 발간 백서는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으나, 올해 백서는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대포동 1·2호를 발사했다’고만 기술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무수단과 ICBM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무수단미사일이 거듭 실패한 것으로 볼 때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ICBM도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백서는 북한의 안보위협으로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 핵·미사일 등에 이어 사이버 공격과 테러 위협을 처음 명시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 사이버전 인력은 6800여 명으로 2년 전보다 800여 명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창군 이래 처음으로 북한 소행 사이버망 해킹을 당해 사이버 안보 의식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백서는 북한 인민보안성 7·8총국이 공병군단과 도로건설군단으로 개편되면서 인민무력성으로 소속이 전환됐다고 밝혔다. 경찰과 같은 임무를 띠던 인민보안성 7·8총국을 군대 조직으로 개편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김정은 치적 과시용 건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보다 일사불란한 지휘체계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건설 자재 조달이나 건설 능력을 인민보안성보다는 군이 더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군으로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서는 또 북한 육군이 총참모부 예하 10개의 정규 군단, 2개의 기계화 군단, 91수도방어군단, 11군단(일명 폭풍군단), 1개 기갑사단, 4개 기계화보병사단 등으로 편성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총참모부는 지휘정보국 신편 등 조직 개편과 통합전술지휘통제체계 구축을 통해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사이버 인력과 조직을 보강해 사이버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아울러 백서는 북한이 육군 전력의 약 70%를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배치하여 언제든지 기습공격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방에 배치된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수도권 지역에 대한 기습적인 대량 집중 공격이 가능하며, 최근 개발 완료된 300mm 방사포는 중부권 지역까지 공격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백서는 또 기갑부대와 기계화부대가 천마호 및 선군호 전차를 배치하는 등 장비 현대화를 통해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해군과 관련, 백서는 북한이 해군 전력의 약 6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해 상시 기습할 수 있는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소형 고속함정 위주로 편성되어 원해 작전능력이 제한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형 중대형 함정과 다양한 종류의 고속특수선박(VSV55)을 배치해 수상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특히 고래급 잠수함을 건조해 수중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을 지속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백서는 또 북한 공군이 북한 전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누어 전력을 배치하고, 총 1630여 대의 공군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투임무기는 810여 대 중 약 4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해 놓고 있으며, 일부 기지를 추가로 전진 배치해 최소의 준비로 신속하게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력으로 볼 때 북한군 전체 병력은 120만여 명에서 128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백서에 따르면, 육군은 102만여 명에서 110만여 명으로 늘어난 반면 공군은 12만여 명에서 11만여 명으로 줄었다. 해군은 6만여 명으로 변동이 없었고, 전략군 1만 여명이 새로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