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일 첩보 위성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미 정보당국은 현재 핵실험장에서 어떤 장비가 움직이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갱도 입구에 지붕 모양의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핵실험 준비 상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일종의 위장술”이라면서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했을 때와 유사한 교란 전술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승조 합참의장은 지난달 31일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분주한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그러한 행동이 기만전술인지 실제 핵실험을 위한 것인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에서 진행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도 북한은 기만전술을 폈는데 이번에는 지하에서 이뤄지고 있어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군은 언제라도 핵실험이 진행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24시간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핵잠수함과 이지스 순양함이 최근 한국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번 입항이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예정된 것으로, 북한의 핵실험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부 관계자는 1일 “한미 해군이 내주 초 대잠수함 훈련을 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최종 훈련 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미측에서 훈련 참가를 위해 6천900t급 핵잠수함 1척과 9천800t급 순양함 1척이 각각 진해항과 부산항에 입항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해에 입항한 6천900t급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해군 11전대 소속으로 길이 110.3m, 폭 10.1m로 21인치 발사관 4문이 있다. 이 발사관은 어뢰는 물론 수천㎞ 떨어진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순양함 ‘샤일로’는 배수량 9천800t급으로 340명의 승조원이 탑승했다. SM-3 최신 함대공유도탄과 대지 공격용 토마호크 미사일, 어뢰 등을 장착하고 대잠헬기(MH-60R) 1대를 탑재했다. 현재 부산항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한미는 내주 초 동해안에서 핵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이 훈련에는 우리나라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7천600t급), 한국형 구축함, 214급 잠수함 등 10여 척도 참가한다. 때문에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차원으로 관측된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전에 계획된 훈련이라고 하더라도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에 대해 잘못된 행동을 했을 경우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양측의 연간 훈련계획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북한 핵문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군 관계자도 “핵잠수함의 방문은 오래전에 계획된 훈련 참가를 위한 것”이라며 “핵문제와 연관 짓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