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 외치는데 염소 70% 폐사…무슨 일?

염소
북한 당국이 축산물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정책으로 염소 등 가축 사육을 대대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축산물 생산을 늘리기 위한 차원에서 염소, 닭, 토끼, 양 등의 가축 사육을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농장에서는 각종 질병으로 가축이 폐사하는 등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풀과 고기를 바꿀 데 대한 당의 축산정책으로 농장에서 풀 먹는 집짐승을 기르고 있으나 각종 질병이 만연한 상황”이라며 “실례로 순천시 새별협동농장에서 지난 8월부터 호흡기성 질병인 기관지염으로 많은 염소가 앓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별협동농장은 9년 전부터 염소 사육에 나서 300마리까지 개체수를 늘렸다. 그러나 최근 질병 등으로 기르던 염소들에게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폐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최근에는 방목지가 각종 기생충에 오염되고 진드기 피해까지 겹치면서 죽는 염소들까지 나타났다”면서 부실하게 관리되는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으로 인해 기르던 가축들이 폐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당 농장에서는 주변 야산을 방목지로 선정해 염소들을 풀어놨는데, 정작 초지 소독이나 독풀 제거 등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방목한다고 해도 가축들이 신선한 풀을 먹을 수 없는 환경인데다 농장에서는 질병을 유발하는 각종 병원균들을 예방하는 최소한의 보호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7월 말에서 9월 사이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새끼 염소들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사 증세로 모조리 폐사하는 일도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 같은 상황들로 농장에서 기르던 염소의 70%가 폐사해 현재 얼마 남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현장에서는 당의 정책을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주민들의 먹거리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부가적인 경제 효과도 얻겠다는 계획 아래 이른바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를 장려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실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3면에 ‘축산업발전에 큰 힘을 넣어 더 많은 고기와 알을 생산하자’라는 표제로 총 5꼭지의 기사를 실었다.

9월 초 신의주청년염소목장에서 전국 풀판조성 부문 일꾼들을 위한 기술전습회가 진행됐다는 소식과 함께 먹이풀 재배를 위한 풀판 조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기사, 집짐승 기르기와 먹이문제 해결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농장들을 소개하는 기사 등을 통해 주민들을 독려하고 당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신문은 앞서 1일에도 ‘축산물생산을 늘이기 위한 사업을 전군중적 운동으로 힘 있게 벌리자’라는 표제 아래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를 대대적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당시 신문은 “풀 먹는 집짐승을 대대적으로 길러 풀과 고기를 바꿀 데 대한 당 정책은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고기와 젖, 털, 가죽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정당한 정책”이라며 가축들의 먹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풀판 조성과 비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풀판을 조성하고 비배관리를 하는 목적은 우량한 풀 먹는 집짐승을 많이 길러 그 생산성을 높이자는 데 있다”면서 “모든 일군(일꾼)들과 근로자들은 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축산물생산을 늘이기 위한 가장 빠르고도 실리 있는 길이 풀 먹는 집짐승을 대대적으로 기르는 데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나서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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