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우 대책 마련 총력…해마다 큰물 피해 진저리

북한은 장마철을 맞아 내각 산하에 ‘큰물(홍수)방지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긴급 예보 체제를 갖추는 등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나라에서는 해마다 장마철이 오면 큰물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들이 전 국가적인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홍수 피해 예방을 위해 전력·공업·철도·농업 부문별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거의 매해 홍수피해를 입어왔다. 특히 2007년에는 피해가 심해 다음해 극심한 식량난을 겪기도 했다.

북한에서 장마철 큰물 피해가 반복되는 곳에 사는 주민들은 ‘이제 진전리가 처진다’며 이주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홍수가 발생하면 전 인민적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산야에 뙈기밭 조성 등으로 산림이 부족해 저지대로 물과 토사가 급속히 유입된다. 그리고 하천 정비가 되지 않고 유속이 매우 빨라 하천 범람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만성적인 수해 노출 상황에서도 복구 과정에서의 당과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찬양 일색으로 입을 모은다.

2006년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박모 씨는 1994년 신의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해 때문에 김정일의 은덕을 찬양하는 연극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난 후 김정일은 대외 활동은 극히 자제하면서도 현지지도와 수해 복구 작업에 대한 지시를 직접 내리며 김일성의 대체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해갔다고 한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당시 신의주에 폭우가 내려 강변 저지대를 중심으로 주택들이 모두 잠겼다. 수해를 당한 주민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위기에 처했을 때 김정일의 특별 지시(?)가 내려왔다. 군부대를 출동시켜 탱크와 고무보트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들을 모두 구하라는 내용이었다.

김정일의 직접 지시가 내려오자 군부대는 구명 보트 뿐만 아니라 탱크까지 동원해 인명을 구하는 데 앞장섰다. 군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상당수 주민들이 구조되자 김정일은 이를 연극으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탈북자는 또 그 당시에 외국으로부터 옷 등을 포함해 생활필수품들이 구호물자 형식으로 들어 왔으며, 그 중에 한국 제품도 들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런 떠들썩한 선전 이외에 다른 대다수의 지역에서는 대부분 해당 지역에서 알아서 복구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 이런 열악한 와중에도 복구 시기가 지나면 ‘일심단결로 큰물 피해를 이겨낸 영웅적 담화’들이 곳곳에서 유행하게 된다.

지난 5월 (사)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이 발간한 ‘왕이라 불리는 아이들’이라는 북한 아동권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수해복구부터 시작해 철도 보강, 심지어 도로 포장 같은 중노동에 어린 아이들을 흔하게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7년 8월에 내린 사상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500여 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고 수천 명이 부상했으며 10여만 명이 집을 잃어 수재민이 90여만 명을 기록했었다.

2006년 수해로도 844명이 사망·실종되고 2만8천여 가구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소셜공유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