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3일(현지시간) 북한이 ‘폐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발표한데 대해 이는 9·19 공동성명에 상반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플루토늄 재처리는 2005년 (9·19)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스스로 약속한 것과 상반된 것이며,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조치를 북한이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켈리 대변인은 이어 “우리가 북한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은 궁극적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에 이를 수 있도록 할 6자회담 재개”라면서 “진전을 위한 길이 있으며, 그 길은 6자회담 재개 및 모든 당사국들이 2005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북회담을 거쳐 6자회담이 재개될 시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대가로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한다’는 9·19 공동성명 골자를 논의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켈리 대변인은 이날 성 김 특사와 리 근 국장간의 뉴욕접촉에 대해 “역내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다자적 해법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다시 언급할 기회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북 양자대화 문제와 관련 “6자회담의 맥락에서, 6자회담 참여국의 지지와 이들 국가와의 조율 속에서 북한과 양자 대화를 가질 용의가 그대로 있다”면서 “언제, 어디에서 이런 양자대화들을 가질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성 김 특사가 이제 막 돌아왔고,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해외 순방중”이라면서 “결정을 내릴 것이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져가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북한이 이러한 미국의 ‘원칙’을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한은 리근 국장의 방미일정이 종료되자마자 2일 외무성을 통해 “미국이 아직 우리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도 그만큼 제 갈 길을 가면 될 것”이라 밝힌 직후 3일에는’8천개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주장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