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선언 5주년 日 후임총리에 기대감

북한 평양방송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평양선언’을 체결한지 5주년을 맞아 이 선언이 이행되지 못한 책임이 일본때문이라며 과거청산을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평양방송은 “조(북).일 평양선언은 새 세기 조.일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이익, 시대적 흐름에 부합되는 역사적인 문건”이라며 “일본측은 선언에서 과거 식민지 지배로 인해 조선 인민에게 막대한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이고 반성과 마음 속으로 부터의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고 상기시켰다.

이 방송은 특히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북한측이 일본측에 표시한 ’성의’도 강조했다.

방송은 “일본 총리의 두 차례의 평양방문을 계기로 납치문제 해결과 관련한 일본측의 요청을 기꺼이 들어준 대범하고 선의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조.일 정부간 실무접촉 시에도 우리는 일본측의 요청대로 일본인 사망자들에 대해 재조사한 자료와 문건을 다 넘겨주었고 남편이 보관하고 있던 자기 아내 유골까지 넘겨주는 최대한의 인도주의적 성의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북한측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양선언이 이행되지 못한 것은 일본측의 반북 적대정책 때문이라는 것이 평양방송의 주장이자, 그동안 북한 언론매체들이 계속 제기하고 있는 주장이다.

이 방송은 일본 정부에 의한 6자회담에서 납치문제 거론, 대북 제재조치, 강제연행희생자 유가족 대표단 및 소년탁구선수권대회 선수단 입국 불허조치, 조총련에 대한 압박정책 등을 나열하면서 “일본은 조.일관계 개선 과정에 인위적인 난관과 복잡성을 조성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청산을 회피하면서 반공화국 고립 압살책동에 광분하고 있다”고 거듭 일본측의 평양선언 ’위배’를 비난했다.

방송은 “조-일 평양선언 이행과 조-일관계 개선에 차단봉을 내리고 선언을 백지화한 장본인은 바로 일본 반동”이라며 “일본은 조.일 평양선언에도 명기돼 있는 것처럼 과거를 청산하는 것이 그 이행의 기본으로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분별있게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이 일본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도 평양선언의 실효성을 강조하는 대목은, 최근 대북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해온 아베 신조 총리의 퇴진을 계기로 새로 선출될 총리와 내각의 정책전환에 대한 북한측의 기대와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5일 “새 내각은 ’아베 외교’가 남긴 교훈을 잘 새기고 모든 제재를 즉시 철회하고 과거청산에 기초한 조.일관계 정상화로 방향타를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신문은 14일에는 아베 총리의 사퇴에 따라 일본의 대북정책도 함께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평양사람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후임 총리로 유력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에 대해 “다소의 탄력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함으로써 북한이 원하는 정책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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