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야지대 둘러본 권태진 박사

북한 주민들이 춘궁기를 맞아 식량난에 더욱 시달릴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농경지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안정을 찾고 있으며 식량난도 예상보다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각지를 둘러보고 온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식량난이 6월 춘궁기를 정점으로 극에 달해야 하는데 군량미를 일부 방출했기 때문인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역력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권 위원은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간 대북 씨감자 보급사업을 펼치는 국제구호기구인 월드비전과 함께 평양, 평북 정주, 함남 함흥, 황남 배천 등을 둘러봤다.

그는 “북한 평야지대에선 대부분 저수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물이 풍족해 모내기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며 연료난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앙기와 트랙터 등 농기계도 풀가동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비가 자주 내리면서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평안남도와 황해도를 잇는 개천-태성호 수로(160㎞)에도 농업용수 공급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물이 가득 차 흐르고 있다고 권 위원은 전했다.

특히 황해남북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벼.감자 농사 외에도 과수원과 뽕밭, 우수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배추와 무 채종포 단지를 확대하는 등 `돈벌이’가 되는 작물 재배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위원은 “앞으로 식량난이 심해지는 곳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농촌 생산 활동이 안정을 되찾았으며 과수.채소.뽕나무를 비롯한 특수작물 재배의 다양화에 신경쓰는 등 소득 증대원 모색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곡물수확 예상량은 420만∼430만t으로, 100만t 가량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권 위원은 “씨감자 보급사업으로 감자 수확량이 급속히 늘고 있고, 북한의 자체 수입량, 우리나라와 국제기구의 지원량 등을 감안할 때 올해 30만t 가량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텃밭 수확분 등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1990년대 후반에는 국제지원을 받고도 매년 60만∼70만t 가량의 식량이 부족했던 때에 비하면 부족분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배급제의 틀이 깨진 이후 협동농장들이 알곡보다 소득원이 되는 작물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도 그러한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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