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워엘리트’는 이제강·이용철·장성택·김옥”

북한의 최상위 파워 엘리트로 이제강(79)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이용철(81)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겸 당중앙군사위원, 장성택(63) 행정부장, 김정일의 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옥(45) 등을 주목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실장은 23일 ‘시사저널’과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 파워 엘리트들의 공식적인 위상보다는 실제적인 위상 또는 영향력을 기준으로 파워엘리트 26인을 선정했다”며, 위의 4명을 북한의 최상위 파워엘리트로 꼽았다.

정 실장은 다시 최상위 파워 엘리트 4인(1~4위), 핵심파워 엘리트 7인(5~11위), 파워 엘리트 15인(12~26위)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최상위 파워 엘리트 4인은 김정일의 측근 중의 측근들이고, 핵심파워 엘리트 7인은 김정일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며 당·군·정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 실세들이다. 파워 엘리트 15인은 북한의 모든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인물들이다.

정 실장은 핵심 파워 엘리트 7인으로 김국태(85) 당중앙위 비서국 비서, 김기남(83) 당중앙위 비서국 비서, 전병호(83) 당 중앙위 비서국 비서 겸 국방위원, 김영남(81) 당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현철해(75)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 이명수(72) 국방위원회 행정국장, 김영일(65) 내각 총리 등을 지목했다.

정 실장은 파워 엘리트 26인의 선정 기준으로 ▲북한 5대 권력기관은 현재 소속 유무 ▲그 직을 얼마나 오랫동안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가 ▲주석단 서열 ▲김정일 현지지도 수행 빈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으며, 북한 방송이나 각종 보도 등을 통해 최근 1~2년간 공식 활동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인물과 김정일의 세 아들과 김정일은 제외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실장은 “북한에서는 핵심 정책 결정이 김정일과 당중앙위원회 비서들 그리고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및 부부장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북한 엘리트들의 영향력과 관련해 공식적인 ‘주석단 서열’과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행사에 대한 수행 빈도만이 강조되고 실제적인 측면이 간과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주요 행사시 주석단에서의 주요 인사 배치 서열을 ‘권력 서열’과 동일시하는 문제가 있다”며 “물론 ‘주석단 서열’은 특정 엘리트가 북한 내에서 가지고 있는 위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되기는 하지만, 이 서열이 곧 영향을 크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주석단 서열에서 영향력이 작거나 실제적인 활동이 거의 없는 엘리트들이 상위에 배치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내외적 상징성과 5대 권력기관에 대한 대표성이 서열 결정에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 핵심 실세라고 할 수 있는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 중 어느 누구도 주석단 서열 19위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실장은 “김정일 총비서의 대외 공식 활동에 수행하는 빈도수를 특정 엘리트의 영향력과 동일시하는 문제도 있다”며 “김정일의 대외 활동이 주로 군(軍)과 관련되어 있어 수행 인물에 군 관련 인사들이 과다하게 포함되는 경향이 있고, 당 조직을 담당하는 제1부부장 및 그 밑의 부부장들은 그 중요성에 비해 하위권이 처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상위 파워엘리트 4명]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실질적으로 김정일을 제외한 북한 권력의 1인자라 할 수 있다. 외부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베일 속의 인물이지만 현재 평양 주석궁 내에서 김정일의 분신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권력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에서만 무려 35년 이상을 몸담고 있다. 당 간부 및 당 조직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당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 등 정부 행정 간부들, 중앙과 지방의 각급 당 간부, 중앙당 직원 등의 선발과 임명, 해임을 전적으로 주관한다.

2003년 하반기와 2004년 상반기 사이에 단행된 장성택파 숙청의 실질적인 주도자다. 이후 장성택이 다시 2년 만에 복권되면서 이제강과 장성택은 ‘포스트 김정일’을 다루는 양대 축이자 숙명의 라이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영희가 장남 김정남 대신에 자신이 낳은 아들인 김정철, 정운 형제를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이제강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정도로 그의 힘은 막강하다.

◆이용철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군대에 대한 당 생활 지도와 군부 인사를 담당하고 있다. 과묵하면서도 세밀하고 꼼꼼한 작전 참모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2006년과 2007년 김정일 수행 횟수에서 10위 안에 들 정도로 김정일의 지방 현지지도나 군부대 시찰 때마다 밀착해서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고영희가 사장 직전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이제강과 함께 도움을 요청했던 인물로써 이제강과는 협력 관계, 장성택과는 대립적 관계에 놓여있다.

◆장성택 행정부장=김정일의 매제(妹弟)다. 2004년 초 대부분이 숙청되거나 강등되기는 했지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시절 측근들을 요직에 앉히는 등 나름 상당한 추종세력을 가지고 있고, 북한 지도부 내에서 신망도 있다.

그의 현 직책은 과거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비해서 중요성이 크게 떨어지기는 하지만 김정일과 친인척이라는 특수한 관계가 있다. 최근 김정일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말미암아 장성택에 대한 김정일의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김정일의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장성택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김옥 =2004년 고영희의 사망 이후 사실상 김정일의 부인 역할을 함으로써 북한 지도부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김정일의 와병설 이후 그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김옥은 20대부터 김정일의 업무를 보좌하면서 최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그에 힘입어 김옥은 현재 국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하며 권력 핵심부에 자신을 측근들을 앉히는 등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옥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증대된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내부에서 과거 고영희에 대해서 개인숭배가 이루어졌던 것처럼 김옥에 대해서도 개인숭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김정일과 김옥 사이에는 자식도 없기 때문에 김정일의 후계자가 결정되면 김옥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