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행제한 ‘D-9’..반전 가능성 있나

북한이 12월1일자로 예고한 군사분계선 통행 제한.차단 조치가 22일로 ’D-9’에 돌입하면서 다음 주 남북관계가 중요한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민간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가 계속되고 북한 인권결의안이 현지시간 21일 인권문제를 다루는 유엔 제3위원회에서 채택되는 등 북한 입장에서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반응과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통행차단 경고..이후 10일 = 북한은 지난 12일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에 대한 남측의 입장 등을 문제삼으며 남북 군사분계선의 통행을 12월1일부터 엄격히 제한.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당국간 소통의 채널이었던 판문점 적십자 직통전화선을 차단함으로써 자신들의 행동이 남북관계 전면 차단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그 후 10일간 사실상 ‘상황 관리성’ 조치들을 잇달아 취했다.

북측이 통행 차단을 예고한 다음 날인 13일 남북 통행관리에 필요한 군 통신 자재.장비의 제공의사를 북측에 표명했고 18일에는 개성공단 탁아소와 소각장 건립, 민간의 대북 인도적 사업 지원 등에 남북협력기금 104억여원을 쓰기로 의결했다.

또 북한이 남북관계 차단을 언급하면서 비중있게 문제를 제기한 민간단체의 대북삐라 살포와 관련해서도 19일 통일부 차관 주재로 범정부 대책회의를 갖고 유관 부처 합동으로 적극 대처키로 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이후 일단 우리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 열흘간 구체적인 대남 후속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北 ‘구체적 조치 예고’ 임박한 듯 = 정부 당국은 우리의 상황 관리 노력에도 불구, 북한이 예고한 대로 12월1일을 기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 차단을 경고하며 요구해온 두 핵심 사안인 6.15, 10.4 선언 이행과 삐라 살포 중단 건과 관련, ‘만족할 만한 남측의 변화가 없었다’는 판단 아래 대남 압박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통행차단 예고 당일 통일부 대변인을 통해 ‘6.15, 10.4선언의 이행을 위해 현실적 기초 위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진전된 입장을 밝혔지만 전면적 이행을 요구하는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또 삐라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적극적 대처를 공언했지만 다음날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 행사가 강행됨에 따라 대북 메시지로서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했다는 게 중평이다.

이런 배경에서 관심은 북한이 12월1일 부로 어느 정도 수위의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이 다음달 1일부터 당장 남측 인사의 방북을 전면 차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방북 승인 대상을 축소하거나 통행 시간대를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1차적으로 취할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북한이 개성공단 기업인들을 압박의 주된 타깃으로 삼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 관련 지원 기관 인사들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기업인들의 출입 승인을 까다롭게 함으로써 공단 폐쇄에 대한 우려감을 높일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당국자들은 북한이 행동에 나서기 앞서 다음주 중 구체적인 통행 제한.차단 조치의 내용을 예고하거나 지난 6일 군부의 현장조사와 유사한 형태로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 압박성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극적 반전은 없을까 = 당장 남북관계의 현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극적인 ‘반전’의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인의 호소와 국내 각계의 남북관계 정상화 요구에 따라 한 주 동안 상황 관리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외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귀국하면 외교안보 라인에서 남북관계 상황 타개를 위한 해법이 활발히 모색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내주 중 남북 당국간의 직.간접적 대화가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정부가 먼저 구체적인 대화 제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남북관계에서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이 대통령의 최근 언급이 대변하는 ‘원칙 고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금 장관급 이상의 고위급 회담 제의와 같은 ‘카드’를 빼 들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다.

그 보다는 군 통신 자재.장비 제공과 관련한 협의를 재차 제안하거나 북한을 향해 남북관계 추가 악화 조치를 취하지 말도록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수준의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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