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행동의지연 배경 `관심’

북한이 14일 군 통신선을 통한 육로 통행 동의를 평소보다 1시간 늦게 해옴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우리 측 개성공단 관계자들의 방북이 북측의 동의통보 지연으로 1시간여 늦춰진 것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기술적인 문제로 보인다”며 “과거에도 통행 동의가 늦춰진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간 개성공단 관련 현안의 하나인 군 통신선 현대화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통행 동의를 지연시킨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북측이 지난 10일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을 300달러로 올려달라던 요구를 사실상 철회하며 5% 인상안을 제기한 것이 공단 관련 당국간 대화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남북이 협의해야할 의제의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통행동의를 지연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남북 왕래를 하려면 초청장과 당국의 방북 허가 외에도 정전협정에 따라 군 당국끼리 출.입경자 명단을 상호 통보하고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 군 통신선이 사용된다.

그러나 군통신선이 노후화되면서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통한 남북간 출입 업무에 지장이 초래돼왔고 이 때문에 남북은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연말 남측이 북에 각종 장비 등을 제공함으로써 군 통신선을 광케이블로 바꾼다는데 대강의 합의를 봤다.

이 합의는 그러나 2008년부터 남북관계가 냉각되고 대화가 단절되면서 이행되지 못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정부는 한동안 군 통신과 관련한 자재.장비 제공을 위해 당국간 실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북측은 당국간 대화를 거부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실무협의에 나서지 안은 채 `자재.장비만 보내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관계자들의 불편을 감안, 작년 5월께 통신 자재.장비를 북측에 제공키로 결정하고 팩스, 발전기 등 일부 장비를 북에 제공했다.

그러나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의 여파 속에 정부는 대북 물자 제공을 전면 중단하면서 통신 자재.장비 중 핵심인 광케이블 제공과 통신연락소 건설 등은 보류했다.

북측은 지난해 10월말 열린 남북군사실무자 접촉에서 군 통신선 정상화를 위한 자재.장비 제공을 재차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에 즉각 호응하지 않았다. 그 후 북한이 작년 11월12일 육로 통행 제한.차단 등을 담은 12.1 조치를 발표한 다음 날 정부는 북에 `통신 자재.장비를 제공하려 하니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번에는 북측이 호응하지 않았다.

결국 남북간 소모적인 기싸움 속에 남북 모두에 필요한 군통신 현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북측이 만약 이날 의도적으로 통행 동의를 지연했다면 이는 군 통신선의 노후화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통신 자재.장비 제공 문제를 대화의 소재로 만들려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