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전부장 “대선결과 관계없이 남북관계 지속 희망”

▲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한 김양건 北 통일전선부장(左)을 환대하는 김만복 국정원장 ⓒ연합

대선 하루 전인 12월 18일 평양을 방문했던 김만복 국정원장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의 만남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지만 남북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일보는 국정원이 지난 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김만복 국정원장의 방북 관련 자료들을 입수해 10일 보도했다. 인수위 보고 자료에는 김 원장의 방북 관련 자료들과 김양건 부장과의 대화를 정리한 대화록도 포함되어 있다.

대화록에 따르면 북측의 김양건 부장은 남북 철도와 백두산 관광 등을 언급하며 “남북 회담이 지금처럼 많은 적이 없었다. 남북관계가 잘 유지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남북관계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내일(12월 19)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며 “남북 관계는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잘 진행되고 있으므로 남측에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잘 유지될 것으로 본다”는 이야기로 북측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또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도 화해·협력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남한 내 보수층을 잘 설득할 수 있어 현 정부보다 더 과감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화록에는 “대선 뒤에도 국정원장직을 계속 맡느냐”는 김 부장의 질문에 김 원장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곧바로 교체되며 이것이 남측 사회의 기본 질서”라고 답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인수위 보고 자료에 따르면 남북의 정보기관 수장은 평양 모란봉 초대에서 두 차례 만났으며, 오찬을 겸한 면담에서는 대선 결과와 남북관계 전망, 국정원장 교체 여부 등을 화제로 모두 2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화록에는 1시간 15분간의 오찬 때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생략되어 있다. 그동안 수차례의 비밀 만남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들이 남북관계에 대한 더욱 속 깊은 얘기를 주고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 측은 방북 경위를 설명한 자리에서 김 원장의 방북 목적을 ‘10월 남북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의 표지석을 설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방북 날짜를 대선 하루 전으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대선을 며칠 남기고 방북할 경우 북풍 공작을 한다는 의구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대선 후에는 사실상 방북이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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