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신 환경 큰 변화 사실상 어려워…자동교환방식 도입 가능성”

손전화기를 구매하고있는 북한 주민들. / 사진=서광 홈페이지 캡처

북한 통신환경 개선을 천명했지만 열악한 조건으로 인해 차세대 이동 통신 같은 비약적 발전은 요원하고 기존 시설을 일부 개선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교환수를 사용하던 전화 교환방식이 자동으로 바꾸는 수준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도, 시, 군의 통신체계는 50여 년 전에나 쓰던 교환수를 통한 통신체계를 아직 쓰고 있다”며 “(8차) 당(黨) 대회의 지시사항은 이를 최신기술로 바꾸라는 의미이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8차 당 대회에서 언급한 ’통신 하부구조(인프라)의 기술갱신’이 시내 전화 교환 방식을 수동에서 자동으로 바꾸라는 지시였다는 말이다.

김윤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의 ‘북한 유무선 통신 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북한 시내 전화 교환 방식은 평양을 비롯한 도청소재지와 대도시는 자동교환, 중소도시 및 농어촌지역은 수동교환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북한이 지방 소도시에 통신장비를 자동교환식으로 교체해 통화 연결 속도를 개선하고 품질을 향상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같은 날 함께 언급한 ‘다음 세대 통신으로 빨리 이행’은 현재로서는 다소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현재 우리(조선)의 이동통신은 1~2세대에 머물러있다고 보면 될 정도로 형편없다”면서 “이런 상황에 인터네트(인터넷)도 잘 되지 않는데 4세대니 5세대니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 없는 말이다”고 전했다.

북한은 현재 3세대 이동통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화 음영 지역이 발생하거나 멀티미디어 문자메시지 발송에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이동통신 환경이 좋지 않다.

현재 사용 중인 시설과 장비 현대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이동통신을 언급하는 것이 상당히 이르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이다.

소식통은 “내부에서 최신 통신장비를 자체로 제작해 배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면서 “이 때문에 환경 개선을 위한 장비를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데 현재로서는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화 자동식 교환기나 이동통신에 사용되는 장비를 대다수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고 대북제재로 인한 첨단 전자기기의 유입이 금지돼 장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이 자신 있게 추진하고자 했던 통신 환경 개선 사업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최고인민회의에서 말한 이동통신의 다종화·다양화도 손전화기(휴대전화) 종류를 늘려간다는 이야기이다”면서 “향후 통신 사업자를 늘릴 수도 있지만, 현재는 그럴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환경 개선 사업은 체신성과 김책공업대학 산하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통신 환경 개선 사업은 체신성 담당이다”면서 “통신기술을 개발하는 곳은 체신성 산하에 있는 연구소와 김책공업종합대학에 있는 연구소”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18년 조선중앙방송은 통신 현대화 사업을 김책공업종합대학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체신성 정보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