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미봉남’ 전략 더욱 어렵게 됐다”

19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한미동맹 강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 북한이 이번 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 ▲북핵불용 및 6자회담 통한 해결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등을 합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정상간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했고,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도 ‘유연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공조’를 강조했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대북 관련 언급은 ‘비핵화’라는 대전제와 개방·인권 등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남북관계의 유연한 접근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남북관계를 주도하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북한은 6자회담 2.13합의 이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미국과의 대화와 통미봉남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어차피 핵 신고 문제로 미북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협상에 주력하며 정치∙경제적 성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장 남북관계의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선전매체를 통해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우며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계속되고 있는 대남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6∙15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존중’과 기존 합의 이행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고, 북한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한미군사동맹과 북한 인권문제만 거론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20일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더 늦기 전에 동족대결 책동을 걷어치우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이같은 해석을 가능케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고 김일성 주석의 통일 관련 치적을 선전하는 가운데 남북간 주요합의들은 거론하면서도 이 대통령이 강조한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는 쏙 빼놓았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민족통신은 20일 “이명박 정부가 지금과 같은 자세를 고수한다면 앞으로 더욱 강도 높은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최성익 조평통 책임참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탈북자 출신의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워 ‘외세와 함께하는 이명박 정부와는 같이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하면서 통미봉남을 강화할 것”이라며 “북한은 미북관계를 이용해 한미갈등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간 동맹관계가 더욱 공고하게 돼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한미간 긴밀한 관계가 북한의 ‘통미봉남’의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인데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 지도자들은 신뢰를 통한 양국 관계의 전반적인 동맹 기틀을 마련했다”며 “김정일이 ‘통미봉남’을 선택할 폭이 더욱 좁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한이 ‘통미봉남’을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응하지 않는 틀을 만든 셈”이라며 “북한도 즉각적인 대남정책의 변화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대해 북한이 즉각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아무런 이익도 없는 상황에서 남한에 ‘선물’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교수도 “북한은 현재 미국과 북핵협상 과정 중이기 때문에 북한의 현 대남정책의 입장이 즉각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쉽게 반응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으로서는 ‘통미봉남’을 시도하겠지만 한미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관건이다”며 “한미간 대화 통로를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