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토지임대료 우선 협상”…유씨 언급無

남북은 2일 개성공단 관련 당국간 3차 실무회담을 개최했지만 현안 관련 입장차가 커 차기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회의를 종결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 1시간10분 간의 회담을 마친 뒤, 북측과 오후 회의 속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최종 종료됐다”며 “우리 측 대표단은 오후 5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귀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담이 조기에 종료되고 차기 일정조차 잡지 못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북측의 토지임대료 5억 달러 지급 요구에 대한 우리 측의 ‘거부’ 입장 때문으로 읽혀진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제3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갖고 기조발언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전달한 뒤 1시간10분만에 오전 회의를 마무리했다. 이후 오후 회의 속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날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에 94일째 억류중인 근로자 유모 씨 문제와 북측이 요구하는 개성공단 토지임대료 5억 달러 및 임금 인상 건, 통행제한 해제와 탁아소·기숙사·출퇴근 도로 건설 등 1,2차 회담에서 제기된 의제들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후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 측 김영탁 수석대표는 약 50여 분간의 A4용지 30쪽 넘는 분량의 기조발언을 통해 유씨의 조기석방과 토지임대료 지급 등 북측 요구에 대한 수용불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측은 기조발언에서 유씨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지난번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통해 제기한 ‘개성공단 발전 3대원칙’에 입각, 현안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또 상호 신뢰구축 위해 우리 국가 원수에 대한 비방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고, 효율적 회담을 위해 개성공단 관련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실무회담과 당면 현안을 개별적으로 다루는 실무 소회담으로 나누는 전향적인 회담 운영 방식을 제안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관련 구체적인 현안들이 많은데 그런 회담은 규모가 작더라도 계속해서 논의하는 것이 실용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실무 본회담과 소회담을 나눠서 진행하자는 제의를 한 것”이라며 “3통, 출입체류, 북측이 제의한 우선 탁아소 문제 등을 실무 소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도 약 10여 분간 토지임대료 5억 달러 지급을 우선 협상하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리 측의 제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기조연설에서 토지임대료 5억 달러 지급 요구만 지속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유씨 문제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측이 지난달 27일 개성공단기업협회 김학권 회장에게 보낸 통지문을 통해 유씨에 대해 “불순한 범죄자이며 인민이 용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남북이 차기 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함에 따라 개성공단 문제가 장기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재개된 대화통로마저 닫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