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다국적 대북봉쇄’ 신호탄이다

지난 20일 트럼프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했습니다. 지난 2008년 10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 준 이후 9년 만의 일인데요.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정부는 북한을 ‘불량국가’로 낙인찍었을 뿐 아니라, 육상무역과 해상무역을 동시에 봉쇄하는 등 제재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갈고 있습니다.
트럼프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중요한 배경이 깔려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계속해서 저질러 온 국가테러 사건들과 북한 당국의 태도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지난 2월 김정은이 자신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한 사건과 지난 6월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후 6일 만에 숨진 오토 웜비어 사건은 북한당국이 저질러온 국가테러의 전형적인 사례였습니다.
그리고 중국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에 대한 김정은의 결례와 모욕은 중-북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음을 잘 말해준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을 통한 김정은의 태도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줬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쑹타오 부장이 김정은을 만나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한 지 7시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는 발표를 내놓았습니다.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수출관리법과 무기수출통제법, 해외원조법 등 세 가지 미국 국내법에 의해 해당국에 대한 제재가 대폭 강화됩니다. 물론 북한은 이미 유엔안보리의 제재와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국가들의 독자제재를 받으면서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어도 북한 당국은 더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의 진짜 의미는 다른 데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공식적으로 ‘불량국가’로 규정하면 그것은 국제사회에 “북한과 거래하지 말라. 만약 북한과 거래하는 경우 미국과의 관계를 끊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다음 날에도 북한의 육상무역 및 해상무역을 봉쇄하기 위한 무더기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21일 미 재무부는 중국인 1명과 중국기업 4곳, 북한 기관과 기업 9곳, 그리고 선박 20척을 제재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 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 당국의 제재 회피 수단을 규명하고 외부 무역과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6차례에 걸쳐 46개 기관과 개인 49명, 그리고 선박 20척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게 됐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도 그칠 줄 모르고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김정은으로부터 심한 모욕을 받은 중국은 쑹타오 부장이 돌아오는 항공편을 마지막으로 지난 20일부터 국영항공사인 에어차이나의 평양행 노선 운항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아프리카의 친북 국가인 수단이 북한과 무역, 군사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했으며, 21일에는 친북국가인 앙골라마저 북한 노동자 154명을 출국 조치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머지 않아 미국만의 대북봉쇄가 아닌 ‘다국적 대북 봉쇄’가 현실화될 것입니다. 과거 나폴레옹을 무너뜨린 영국 넬슨 제독의 해상봉쇄가 업그레이드되어 북한 당국에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북한을 만신창이로 만들면서 무너지려 하지 말고, 미국과 중국이 내민 손을 맞잡아야 할 것입니다. 2천 5백만 북한 주민들의 운명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신속히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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