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테러우려국’으로 단계 낮춰 협상할 수도”

미국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이행과 연계해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 교역금지법 해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 의회조사국(CRS)이 30일 전망했다.

CRS는 이날 ‘북한: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제하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의견차로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을 지적한 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향후 미국 정부가 채택할 3가지 정책대안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완료하면 미국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나 적성국 교역금지법 해제 중 하나를 추진하고, 나머지는 완전하고 정확한 핵프로그램신고를 마친 뒤 실시하는 단계적 해법을 제시했다.

또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완전 삭제하지 않고 이보다 단계가 낮은 ‘불완전테러협조국’이나 ‘테러우려국’으로 조정한 뒤 북한이 성실하게 핵신고를 마치도록 지속 협상하는 ‘징검다리 해법’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런 조치는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과 북한의 핵프로그램 및 핵물질,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를 위한 새로운 협상국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앞서 미 국무부의 대(對)테러담당 델 데일리 조정관은 22일, 지난 1970~1980년대 이뤄진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데 장애물이 될 것 같지 않다면서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물론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이에 대해 북한의 핵신고가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는한 ‘대북 테러지원국 삭제는 시기상조’라고 즉각 부인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은 북핵 6자회담에서 ‘10.3 합의’에서 북한이 작년 12월31일까지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모든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하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적성국 교역금지법 해제를 약속했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이 같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는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나 북한의 테러단체 훈련지원 의혹 등으로 미국.일본의 일부 인사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같은 방안을 따를 경우 북미 양측이 핵신고를 놓고 외교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지더라도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2.13 합의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부시 행정부는 대북에너지 지원을 계속하는 것을 정당화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영변 핵시설 불능화만으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과 일본의 비판론자들로부터 북한으로부터 얻는 게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2.13 합의’ 가운데 북핵과 관련된 내용이 아닌 테러와 관련된 조건을 이행할 경우 북한에 다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세번째 정책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을 미 행정부가 채택할 경우 북한이 에너지 지원이나 식량지원, 미국과의 외교적 교류 확대 등 다른 혜택을 거부한 채, 핵문제를 놓고 또다른 외교적 교착상태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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