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테러를 두둔해 뭘 얻자는 건가?”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 3월 6일>


어제 서울에서 마크 리퍼트 한국주재 미국대사가 테러를 당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을 추종하는 한 과격분자의 소행이었습니다. 한국 땅에서 미국 대사가 칼에 찔린 테러는 두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인터넷에는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고 리퍼트 대사의 회복을 기원하는 한국 국민들의 글이 쏟아졌습니다. 미국대사가 입원해있는 병원 앞에는 촛불을 켜고 그의 회복을 기원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다행히 리퍼트 대사는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외교관에 대한 공격은 명백한 테러행위이자 국제협약 위반입니다. 이것을 부정하는 건 깡패집단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정권이 이번 테러를 두둔해 나라의 위신을 손상시키는 망동을 스스로 자처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이번 테러사건을 보도하면서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는 황당한 궤변을 늘여놨습니다.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가 조선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미국을 규탄하는 남녘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면서 이를 두둔하고 나선 것입니다.


물론 외무성과 같은 국가기관의 발표는 아니지만 조선중앙통신의 이 같은 보도는 사실상 이번 테러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관계가 좋지 않아도 테러가 발생하면 함께 규탄하고 아파해주는 게 국제사회의 기본 관례입니다. 그런데 김정은 정권은 규탄은커녕 잘 됐다며 손뼉을 치고 있으니 이게 무슨 개망신입니까? 이것만 봐도 그동안 테러에 반대한다던 입장이 얼마나 허위에 불과했는지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번 테러범은 오랜 기간 북한 당국을 추종하는 활동을 해왔으며 일곱 차례나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김정은 정권의 직간접적 지령을 받고 테러를 자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테러를 두둔한 건 이를 확인시켜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헛발질도 이런 헛발질이 어디 있습니까? 김정은 정권의 행동은 국가 위상을 손상시키고 국제적 고립만 강화시킬 것입니다. 정말 나라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이번 테러를 규탄하고 리퍼트 대사의 회복을 기원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